EU, 中 전기차 관세 소폭 내렸지만… 중국은 여전히 ‘부글부글’

베이징=이윤정 특파원 2024. 8. 21.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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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집행위, 중국산 전기차 추가 관세 인하
”정치적 결정은 아직”… 中과 협상 열어놔
中 “필요한 모든 조치 동원” 강력 대응 시사
관세 확정까지 두 달… 中 대응법 주목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할 관세를 소폭 하향 조정하며 중국과의 극단적 무역 마찰은 원치 않는다는 유화적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중국은 “우리 의견이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다”라며 강력 대응을 시사했다. 중국은 EU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를 무효화하기 위해 앞에서는 관세 보복, 뒤에서는 EU 회원국에 대한 회유책을 써 왔는데, 이러한 전략에도 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20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확정 관세 초안을 공개했다. 추가 관세율은 17.0~36.3%포인트다. 최고 추가 관세율만 보면 6월에 잠정 부과한 38.1%포인트보다 1.8%포인트 낮아졌다. 이 초안이 확정되면 기존 일반 관세 10%에 더해 최종 관세율은 27.0~46.3%가 된다.

중국 롄윈강항에서 대기 중인 수출용 자동차들./AFP 연합뉴스

기업별로 보면, 중국 최대 전기차 기업인 비야디(BYD)의 경우 추가 관세가 17.4%포인트에서 17.0%포인트로 낮아졌다. 지리차는 19.9%포인트에서 19.3%포인트로, 상하이자동차(SAIC)은 37.6%포인트에서 36.3%포인트로 내려갔다. SAIC의 경우 EU 집행위원회의 조사에 협조하지 않아 다른 기업보다 관세율이 높게 책정됐다.

폭스바겐, BMW 등 중국 현지에서 전기차를 제조하는 유럽 완성차 업체들은 조사에 협조한 ‘기타’ 업체로 분류돼 21.3%포인트의 추가 관세를 적용받았다. 단 이들과 함께 분류됐던 테슬라는 기존 20.8%포인트에서 9.0%포인트로 확 낮아졌는데, 중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적게 받았다는 점을 인정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공개된 초안은 10월 30일 전까지 27개국 투표를 거쳐 확정되며, 이후 5년간 시행된다.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인하한 것은 중국과의 ‘강대강’ 대립은 피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EU 집행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중국과 아직 협상 중”이라며 최종 관세율이 다시 바뀔 수 있다고 했다. 올로프 질 EU 집행위 무역담당 대변인 역시 “오늘 (확정 관세율) 사전 공개는 이해 관계자들에게 알리기 위한 절차 중 하나”라며 “최종 정치적 결정은 내리지 않은 상태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중국과 협상을 통해 ‘정치적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상무부는 “유럽은 중국 전기차에 대한 상계관세 조사에 대해 사전에 결론을 정해놓고 조사 과정에서 약속했던 ‘객관적, 비차별적, 공정성, 투명성’ 원칙을 위반했다”며 “이는 WTO 규칙에 부합하지 않으며 ‘공정 경쟁’을 명목으로 불공정 공정을 한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지적해 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최종 판결은 양측이 공동으로 인정하는 사실이 아니라 유럽 측이 일방적으로 인정한 사실을 기반으로 하며 중국은 이에 단호하게 반대하며 우려하고 있다”라며 “중국은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확고하게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U 주재 중국 상공회의소 역시 “강한 불만과 확고한 반대”를 표명했다. 중국상의는 “중국의 전기차가 EU 시장에 상당한 피해를 입혔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라며 “‘피해 위협’에 근거한 무역 조치는 세계무역기구(WTO) 관련 규칙에 위배된다”라고 했다. 또 “중국산 전기차의 (가격) 장점은 보조금이 아닌 산업 규모와 전반적인 공급망 우위, 치열한 시장 경쟁에 기반을 두고 있다”라며 “EU 집행위는 무역 수단을 부당하게 사용해 전기차의 자유 무역을 방해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추가 관세가 최종 확정되기까지 약 두 달이 남은 상황에서 중국의 대응 방식에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중국은 유럽산 브랜디와 돼지고기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시작하는 한편,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보복 조치에 나섰다. 이번 달에는 WTO에 EU를 제소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독일 등에 중국 편을 들어줄 경우 관세를 인하해 주겠다며 회유책을 쓰기도 했다.

질 대변인은 “EU는 관세에 의존하지 않고 무역 분쟁을 해결하려는 데 열려 있다”면서 “대안 마련은 전적으로 중국에 달렸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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