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왕이, 유엔특사 만나 "미얀마 문제는 복잡해"…美견제

박정규 특파원 2024. 8. 21.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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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외교부장, 줄리 비숍 유엔(UN) 사무총장 미얀마 특사와 회동
왕이 "미얀마의 특수한 국가적 상황과 맥락 이해해야"
[베이징=신화/뉴시스]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20일 베이징에서 줄리 비숍 유엔 사무총장 미얀마 특사와 회동했다. 2024.8.21

[베이징=뉴시스]박정규 특파원 = 지난주 내전을 겪고 있는 미얀마와 그 주변국들을 만나고 돌아온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이번엔 유엔(UN) 사무총장 미얀마 특사를 만나 미얀마 문제 해결에 있어 공정한 입장을 당부했다.

21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 부장은 전날 베이징에서 줄리 비숍 특사와 만나 미얀마 문제 해결방안을 논의했다.

왕 부장은 "중국은 미얀마의 가장 큰 이웃국가"라며 "중국만큼 미얀마의 안정 회복과 발전 실현을 바라는 나라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미얀마의 주권, 독립, 통일, 영토 보전을 지지하고 존중한다"며 "내정 불간섭과 미얀마 주도의 평화 프로세스를 고수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미얀마 문제는 복잡하게 얽혀있다"면서 "유엔 사무총장 미얀마 특사의 역할은 특별하고 책임이 무겁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미얀마의 특수한 국가적 상황과 미얀마 문제의 맥락을 깊이 이해하고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장을 견지하며 모든 당사자의 관계를 균형 있게 처리하길 바란다"면서 "미얀마 인민의 장기적 이익에서 시작해 이견을 봉합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을 찾도록 협조하길 희망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중국은 미얀마의 정치적 화해와 장기적 안정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당신의 직무 수행을 지원하고 돕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왕 부장의 이 같은 발언은 미얀마 문제와 관련해 군사정권에 반대하는 서방국가들의 시각에 맞서 유엔이 중립적인 역할을 취해줄 것을 당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비숍 특사는 "미얀마 문제는 복잡하고 도전적인 일이 많다"며 "미얀마의 중요한 이웃국가이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중국의 영향력은 특별함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전했다.

비숍 특사는 중국·아세안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을 강화하며 미얀마 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하기 위한 공감대를 이뤄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앞서 왕 부장은 지난 14∼17일 미얀마와 태국을 잇달아 방문해 내전이 진행 중인 미얀마 문제를 논의한 바 있다.

[베이징=신화/뉴시스] 왕이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이 20일 베이징에서 줄리 비숍 유엔 사무총장 미얀마 특사와 회동했다. 2024.8.21

미얀마 방문 당시 왕 부장은 미얀마 군사정권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과 회담을 갖고 미얀마의 민주적 전환과정 회복과 장기적 안정에 대한 지지의 뜻을 밝혔다.

또 태국에서는 미얀마·라오스·태국 측과 별도로 4자 회동을 갖고 미얀마가 법에 따라 질서 있게 자국의 평화·화해를 추진할 것을 지지한다면서 "미얀마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환영한다"고도 언급했다.

중국 외교부에서는 회동 내용에 대해 이 같은 정도로만 발표했지만 이후 외신을 통해서는 중국이 미얀마에 선거를 위한 인구조사 지원을 약속했다는 내용이 전해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얀마 국영신문 글로벌 뉴라이트는 왕 부장이 흘라잉 최고사령관을 만난 당시 군사정권이 약속한 미얀마 선거를 위한 길을 닦기 위해 인구조사 지원을 약속했다고 보도했다.

미얀마 군사정권은 오는 10월 인구총조사 이후 선거를 치를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전부터 여러 차례 권력을 민간정부에 이양하기 위한 선거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은 2021년 쿠데타로 집권한 미얀마 군사정권에 반대하면서 제재를 가하고 있다.

중국은 당초 미얀마 군사정권을 상대로 무기 등의 공급을 통한 지원을 해왔지만 동시에 민주진영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 산하 반군과 함께 내전에 나서고 있는 중국계 코캉 소수민족 등 반군과도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정권과 반군은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중국 중재로 임시 휴전에 합의하기도 했지만 이후에도 산발적 교전이 이어졌고 지난 6월 말부터 미얀마 북부 샨주를 중심으로 교전이 격화됐다.

미얀마 문제에 대한 중국의 최근 태도는 미얀마 군사정권이 주도하는 선거에 대한 지원을 통해 미국 등 서방세계에 맞서 미얀마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인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pjk76@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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