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국제고 한국어 교가 ‘동해→동쪽 바다’ 왜곡…서경덕 “NHK에 항의· 4강전 지켜볼 것”

교토국제고 4강 진출 한국어 교가 불렀는데…NHK, ‘동해→동쪽 바다’ 자막 논란

지난 19일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소재 한신고시엔구장에서 열린 여름 고시엔 본선에서 4강전 진출을 확정한 교토국제고 선수들이 승리의 기쁨에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정부 지원금을 받고 있는 재일한국인학교 교토국제고가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일명 여름 고시엔) 4강에 진출해 화제가 되고 있다는 가운데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당시 일본 전국에 생중계된 한국어 교가 제장에서 ‘동해(東海)’를 ‘동쪽바다’로 자막을 바꿔 내보낸 NHK에 항의하며 시정을 촉구했다고 21일 밝혔다.

당시 승리 뒤 구장에는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는 한국어로 시작되는 교가를 부르는 선수들의 모습이 NHK를 통해 일본 전국에 생중계됐다.

교가에 나오는 ‘동해’는 한국 기준 동해를 뜻한다. 이 바다의 공식 일본 명칭은 ‘일본해(日本海)’다. 일본 공영방송이 자국 영해(領海)를 다른 나라 기준에 따라 부르는 장면을 방영한 셈이다. 또 NHK 일본어 자막에서는 ‘한국의 학원’이란 가사 역시 ‘한일의 학원’으로 원래 뜻과는 다르게 송출됐다. ‘고시엔’에서 한국어 교가가 방송될 때마다 일본 극우 세력들은 인터넷과 SNS에 혐한 게시물을 지속적으로 올리며 논란을 부추겼다.

일본고교야구대회 ‘고시엔’ 8강전에서 승리한 재일한국인학교 교토국제고. 일본 NHK방송 캡처／서경덕 교수팀 제공

이에 대해 서경덕 교수는 NHK에 항의 메일을 보내 "고유명사인 ‘동해’를 ‘동쪽의 바다’로 표기한 건 NHK의 명백한 잘못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서 교수는 "21일 열리는 4강전에서는 반드시 똑바로 표기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교토국제고는 1963년에 개교한 한국계 민족학교로 한국 정부의 중고교 설립 인가에 이어 2003년에는 일본 정부의 정식 학교 인가도 받았다.

교토국제고는 1963년에 개교한 한국계 민족학교로, 한국 정부의 중고교 설립 인가에 이어 2003년에는 일본 정부의 정식 학교 인가도 받았다. 한편 황목치승(전 LG 트윈스), 신성현(전 두산 베어스), 정규식(전 LG 트윈스) 전 선수 등이 교토국제고 출신이다.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