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의장 "채상병 특검법, 여야 합의해 방안 찾는게 좋아"

김성은 기자 2024. 8. 21.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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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21일 우원식 국회의장 출입기자 간담회
(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이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모두 발언하고 있다. 2024.8.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안은나 기자


우원식 국회의장이 "여야 정당이 모두 전당대회를 마치고 새로운 리더십 하에서 성과를 보여야 하는 시간이 왔다는 것을 의미있게 생각한다"며 "어느 일방의 힘으로는 성과를 만드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성과를 내기 위한 진지한 협상의 시간을 만들 과제가 양당 모두에게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점에 좀 기대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2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22대 국회 임기가 시작되고, 국회의장으로 일한 지 80일 정도 됐다. 국회 운영 방향을 밝히는 취임 기자간담회를 좀 더 일찍 하려고 했는데 긴박한 현안이 많다 보니 늦어졌다"며 이같이 밝혔다.

우 의장은 "22대 국회는 민생의 위기, 신뢰의 위기, 입법권의 위기라는 중첩된 위기 속에서 출범했다. 그런 만큼 더욱 안전·민생·안보 등 위기에 처한 국민의 삶을 지키고 갈등과 기후, 인구, 디지털 전환 같은 미래의제에 잘 대응해서 대한민국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정치가 절실하다"며 "그 역할을 잘해보자 이런 각오를 담아서 '국민을 지키는 국회, 미래로 나아가는 국회'를 슬로건으로 삼았다"고 했다.

이어 "그동안 이런 비전을 어떻게 실현해갈지 5개 기관별로 목표와 중점사업을 정리하는 일을 해왔고, 어제 마무리가 됐다"며 "몇 가지만 말씀드리면, 국회의사당 세종의사당 건립과 기후위기 대응은 아주 급박한 국가과제"라며 "세종의사당 건립은 속도를 내고 기후위기 대응은 전면화할 계획"이라고 했다.

또 "조만간 세종의사당 건립위원회 구성이 완료된다. 사업 전반에 대한 자문과 설계시공 추진방식 등을 결정하게 될 텐데 에너지자립을 통해 탄소중립을 실현하는 상징적 건물로 건립을 추진하려 한다. 국가균형발전을 상징하는 사업인 만큼 여러 의견을 수렴하면서도 속도감 있게 추진해가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 기관으로서 국회가 기후위기 대응에 앞장서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다"며 "정책과 입법 지원은 물론이고, 국회 조직 내에서부터 다양한 실천적 활동을 해나갈 계획이다. 국회 탄소중립 로드맵을 수립하고 있다. 마무리되는 대로 별도의 보고를 하겠다"고 했다.

우 의장은 "특히 기후위기 대응을 비롯해 저출생, 불공정, 디지털전환 같은 민생의제, 또 미래의제에 대해서는 국회 내 기구들의 총력대응 체제를 만들 계획"이라며 "정책입법 지원기능이 기관별로 분산되거나 중복되지 않도록 의제별로 콘트롤타워를 정해서, 집중해서 정책방향을 연구하고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지원하도록 만들어갈 생각"이라고 했다.

또 "갈등과 정쟁 속에서도 민생의제가 뒤로 밀리지 않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국회 입법지원기관들이 제때, 또 수시로 민생현안을 발굴하고 구체적으로 분석해서 의정활동을 지원하도록 독려하고 있다"며 "초선의원시절부터 쭉 민생을 붙잡고 의정활동을 해 온 만큼 민생의제가 사라지지 않도록 의장이 나서서 역할을 할 것은 하겠다"고 했다.

우 의장은 "22대 국회가 처음 시작하는 사업으로 국회기록원 설립과 국회 마음건강센터 운영도 의미가 크다. 국회도서관 내에 국회기록보존소가 있습니다만, 행정부의 국가기록원이나 대통령기록관과 비교하면 규모나 예산 등에서 큰 차이가 있다"며 "의정활동 기록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의정사 연구 기능을 강화하도록 확대 개편을 추진하려고 한다"고 했다.

아울러 "사회 곳곳에서 직장에서 심리적 고통을 겪다가 극단적 선택까지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마음건강을 챙길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돕는 일이 중요하다. 국회가 나서서 직장 내 마음건강센터를 운영하고 이런 노력이 사회적으로 확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취임 후 소회에 대해 "참 많은 일이 있었다. 현안의 고비 고비마다 제 생각이나 판단의 근거를 여러 방식으로 말씀드리기는 했지만 이번 기회에 다시 정리해서 말씀드리는 것도 좋을 것 같다"며 "정치는 문제가 되는 현실을 변화시킬 때 힘을 갖는다고 생각한다. 정치는 길을 만드는 것이라는 말씀도 같은 의미다. 정치에서 진정성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이 진정성의 핵심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한 발짝, 반 발짝이라도 앞으로 나가기 위한 치열함, 때로는 앞으로 나아가지는 못하더라도 뒤로 후퇴하는 것은 막으려는 필사적인 노력, 이런 것이 정치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그 방향을 두고 진보, 보수를 이야기할 수는 있겠지만, 다람쥐 쳇바퀴에 머무는 것은, 적어도 국민이 바라는 정치는 아니다, 무책임이다, 이런 것이 제가 가진 기본적인 생각"이라고 했다.

또 "국회의장 당선 인사에서 드렸던 말씀도 같은 맥락"이라며 "갈등하고 싸우더라도 합의된 기준은 지키자, 무엇이 민심인지를 놓고 싸우지 말고, 현장에서 확인하자, 다시 말해 의정활동의 현장성을 높이자, 국회를 사회적 대화의 플랫폼으로 만들자, 이렇게 세 가지를 말씀드렸는데 이게 모두 갈등을 어떻게 관리하고 풀어갈 것인가 하는 문제"라고 했다.

우 의장은 "국회 현실을 보면, 구조적으로 여야 간 갈등과 대치상황에 놓여있다. 크게 두 측면, 제왕적 대통령제가 가진 권한의 불균형 영향도 있고, 요즘 정치문화의 영향도 있다"며 "그러다 보니 매번 상황이 상당히 가파르고 교섭단체 대표들이 교섭에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못 쓰는 측면도 있다. 구조적 갈등요인이 국회 운영에서 사실상 상수인 셈"이라고 했다.

이어 "의장으로서는 여야 중재에 난관이 클 수밖에 없는 조건, 그렇지만 그래서 더 많은 고심을 하고, 또 애를 써야 하는 상황"이라며 "지난번 방송법 중재안을 낸 것도 이런 상황인식이 있었다. 의장이 좀 욕을 먹더라도 상황을 좀 변화시켜보자, 이런 결심이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아서 아주 안타깝고 아쉬웠다. 한편으로는 대화가 정말 어렵다는 것을 절감했고, 또 한편으로는 중재로 대화와 타협의 기회가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그 상태에 머무르지 않으려면, 정체하지 않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심했다"고 했다.

우 의장은 "아쉽더라도 상황 상황을 매듭지어야 다음 단계로 나갈 수 있기 때문에 국회법 절차에 따라 처리를 했다"며 "앞으로도 그럴 생각입니다. 대화와 중재, 국회법 절차, 어느 하나에 묶이지 않고 어떻게든, 반 발짝이라도 앞으로 나아갈 방법, 국민에게 이로운 방향이 무엇인가를 중심에 놓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그래도 남는 것은 필리버스터와 거부권의 도돌이표 문제다. 국회의장과 양당 원내대표 오찬회동을 정례화했는데 잘 살려보려고 한다. 여야 정당이 모두 전당대회를 마치고 새로운 리더십 하에서 성과를 보여야 하는 시간이 왔다는 것도 의미 있게 생각한다"며 " 어느 일방의 힘으로는 성과를 만드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성과를 내기 위한 진지한 협상의 시간을 만들 과제가 양당 모두에게 있는 것이 아닌가, 이런 점에 좀 기대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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