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티시 여자오픈 관람기-두려움은 놓고 인내심만 가져라 [윤영호의 ‘골프, 시선의 확장’]〈5〉
골프는 지구 밖에서 펼쳐진 최초의 스포츠며, 달에서 개최된 유일한 스포츠다. 1971년 미국 우주비행사 앨런 셰퍼드가 달에서 골프샷을 날린 ‘이벤트’는 인류의 머리 속에 깊게 각인됐다. 가장 오래되었다는 것은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도 마찬가지다.
현대 구기 종목 중 가장 오래된 게임인 골프는 스코틀랜드 링크스 코스에서 1400년대부터 펼쳐졌다. 골프대회는 모든 스포츠대회 중 가장 깊은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오랫동안 골프대회를 개최해온 영국과 미국, R&A와 어거스타 내셔날 골프클럽, PGA와 LPGA는 짜임새 있게 대회를 운영한다. 대회장 시설, 관객동선, 티켓 판매와 마켓팅 전략에 감탄할 때가 많다. 골프코스와 대회 스케줄은 더할나위 없이 좋다.
남자 스코티시 오픈은 디오픈 일주일 전 스코틀랜드 노스베릭에 있는 르네상스 골프코스에서 펼쳐진다. 미국 자본으로 만들어진 르네상스는 미국 파크랜드에서 플레이하는 선수들이 링크스 코스에 점차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신경쓴다. 페어웨이를 넓히고 물을 많이 뿌려 불규칙 바운스가 적게 발생하도록 만든다. 디오픈을 준비하는 선수들이 링크스 코스에서 자신감을 잃지 않고 경기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우리가 응원하는 고진영, 김아림, 리디아 고, 이민지는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다. 덕분에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개최되는 AIG위민스오픈에 대한 우리 골프팬의 기대감이 높아졌다.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가 골퍼에게 주는 의미는 아마추어 골퍼의 상상 이상이다. 바비 존스와 잭 니클라우스는 “골퍼가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우승하지 못했다면, 선수 이력이 완성되었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들은 올드코스에서 클라렛저그(디오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올드코스 우승을 달성하지 못한 로리 맥길로이는 “그렇게 말하는 것이 맞는지 모르겠지만, 올드코스에서 들어 올리는 클라렛 저그가 골프의 성배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했다.
세인트앤드루스에서 골프의 성배를 들어 올린 여성 골퍼는 2007년의 로레나 오초아, 2013년의 스테이스루이스뿐이다. 올림픽 챔피언은 4년마다 나오지만, 올드코스 챔피언은 남자 선수의 경우 5년마다 나온다. 여자 선수의 경우는 그보다 덜 나오며, 언제 다시 나오게 될지도 모른다. 골프의 성배를 드는 세번째 주인공이 우리가 응원하는 선수이길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올드코스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같은 링크스지만 올드코스는 던도날드와는 많이 다르다. 페어웨이는 불규칙 바운스가 많을 것이고, 그린은 공을 튕겨낼 것이며, 벙커는 더 깊을 것이다. 던도날드에서 링크스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린 골퍼가 너무 많은 자신감 속에 올드코스에 가면 안된다. 다만 던도날드의 비, 바람과 추위 속에서 인내심을 배웠다면, 그것은 반드시 올드코스로 가져가야 한다. 골프에서 인내는 곧 선이지만, 링크스 골프에서는 더욱 그렇다.
PGA 투어와 LPGA 투어는 짜임새가 좋다. 스코티시 오픈은 그 짜임새의 하일라이트다. 그것을 현대 골프 언어로 표현하면 셋업이다. 셋업은 성공을 위한 시작이며 끝이다. 골프에서뿐만 아니라 우리 삶 전반에 걸쳐 그렇다.
윤영호 골프칼럼니스트
윤영호 ㅣ 서울대학교 외교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증권·보험·자산운용사에서 펀드매니저로 일했다. 2018년부터 런던에 살면서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 ‘옵션투자바이블’ ‘유라시아 골든 허브’ ‘그러니까 영국’ ‘우리는 침묵할 수 없다’ 등이 있다. 런던골프클럽의 멤버이며, ‘주간조선’ 등에 골프 칼럼을 연재했다. 현재 골프에 관한 책을 집필 중이다.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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