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순대외금융자산 역대 최고…서학개미 美기술주 투자 늘어
(서울=연합뉴스) 민선희 기자 = 이른바 '서학개미'의 해외 증권투자가 늘고 미국 주가도 상승하면서, 순대외금융자산 잔액이 두 분기 연속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한국은행이 21일 발표한 '2024년 2분기 국제투자대조표(잠정)'에 따르면 2분기 말 기준 대외금융자산(대외투자)은 2조3천952억달러로 지난 1분기 말(2조3천725억달러)보다 227억달러 증가했다.
대외금융자산 중 거주자의 해외 직접투자는 지분투자를 중심으로 100억달러 늘었다.
달러 강세로 기타 통화 표시 직접 투자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줄었지만, 자동차와 이차전지 등 업종에서 해외 투자가 재개되면서 투자가 증가했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해외 증권투자는 지분증권을 중심으로 279억달러 늘었다. 해외 주식투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나스닥(+8.3%) 등 주요국 증시가 상승한 영향이다.
2분기 말 기준 대외금융부채(외국인의 국내 투자)는 1조5천367억달러로, 전 분기 말(1조5천415억달러)보다 48억달러 감소했다.
직접투자는 원화 약세로 미 달러화 환산액이 감소하면서 지분투자(-51억달러)를 중심으로 53억달러 줄었다.
반면 증권투자는 외국인 부채성증권 투자 감소(-87억달러)에도 지분증권 투자가 확대(+89억달러)되면서 전 분기 대비 2억달러 늘었다.
대외금융자산이 증가했으나 대외금융부채가 감소하면서 순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자산-대외금융부채)은 8천585억달러로, 전 분기 말(8천310억달러)보다 275억달러 증가했다.
박성곤 한은 국외투자통계팀장은 "순대외금융자산은 2분기 연속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며 "우리나라 대외금융자산 잔액이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와 함께 3분기 연속 증가한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특히 이번 분기는 대미국 주식투자가 거주자 해외증권투자의 방향성을 주도했다"며 "유럽과 일본의 주가 하락에도 미국 나스닥은 전고점 돌파 행진을 이어갔고, 우리나라 투자자의 미국 기술주 매수세도 계속됐다"고 설명했다.
2분기 말 기준 대외채권은 1조397억달러로, 전 분기 말(1조521억달러)보다 123억달러 감소했다.
계약 만기 1년 이하의 단기 대외채권은 157억달러 감소했다. 예금취급기관 대출금(-87억달러)과 중앙은행의 준비자산(-70억달러) 등이 줄어든 영향이다.
장기 대외채권은 수출·해외직접투자 증가로 직접투자 관계 기업 간 자금거래가 확대되면서 33억달러 증가했다.
대외채무는 2분기 말 기준 6천583억달러로, 전 분기 말(6천675억달러)보다 92억달러 감소했다.
만기별로 단기외채가 9억달러 늘어났지만, 장기외채는 101억달러 줄었다.
대외채권은 현재 국내 거주자의 비거주자에 대한 확정 금융 자산을 의미하며, 대외채무는 확정 금융 부채를 의미한다. 가격이 확정되지 않은 지분, 주식과 펀드, 파생상품 등은 제외된다.
대외채권이 대외채무보다 더 많이 감소하면서 대외채권에서 대외채무를 뺀 순대외채권은 2분기 말 기준 3천815억달러로, 전 분기 말(3천846억달러)보다 31억달러 줄었다.
대외 지급 능력을 나타내는 단기외채 비율(단기외채/준비자산)은 지난 1분기 말 33.6%에서 2분기 말 34.4%로 0.8%포인트(p) 상승했다.
같은 기간 외채 건전성을 나타내는 단기외채 비중(단기외채/대외채무)도 전 분기보다 약 0.4%p 오른 21.6%로 집계됐다.
박 팀장은 "단기외채 비율과 비중이 지난해 큰 폭 하락한 기저효과로 다소 반등했으나 과거 대비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외채 건전성과 대외 지급 능력 모두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기획재정부도 이날 보도자료에서 "건전성 지표가 양호한 수준"이라며 "총외채 대비 단기외채 비중이 전 분기 말보다 소폭 상승했지만, 예년에 비해서는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국내은행의 외채 상환 능력을 나타내는 외화유동성 커버리지 비율(LCR)도 2분기 말 기준 145.0%로 규제 비율인 80%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재부는 "주요국 통화정책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동 지정학적 이슈 및 미국 대선이 국제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여전히 키울 수 있다"며 "관계기관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대외채무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s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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