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중계 논란 접고 '민생경제' 챙겨야…'대표 회담' 우려 기대 '교차'

이비슬 기자 정지형 기자 임세원 기자 2024. 8. 2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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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기대·우려 교차…대통령실도 상견례에 '촉각'
與 "野, 쟁점 법안만 제시…무산되면 영수회담 명분 생길 것"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2.2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정지형 임세원 기자 = 정치권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회담 추진 소식에 '민생 경제 해법'을 첫 번째 과제로 주문했다. 야권에서는 한동훈 대표가 당 대표 자격으로 내건 공약 이행을 주문하며 윤석열 대통령과의 차별화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여권 내에서는 이번 회담이 빈손으로 끝날 경우 이재명 대표에게 영수회담을 요구할 명분을 제공할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동훈·이재명 양당 대표의 첫 번째 회담을 앞두고 실무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여야 의원들은 회담 최우선 과제로 경제 정책을 논의 테이블에 올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경기침체로 너무나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자영업자 지원 대책, 부동산 가격 안정화와 같은 대책을 조속히 입법하자, 정책 지원을 하자는 내용을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민주당 친이재명계 중진 의원도 통화에서 "국민 입장에서 보면 두 사람 만나 우선 경제 이야기를 해야 한다"며 "민생회복 지원금 등 경제가 살아날 길을 만드는 것은 둘이 같이 해야 하는 일 아니냐"고 말했다.

앞서 두 여야 수장은 22대 총선 전인 지난해 12월 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야당 대표 자격으로 한 차례 회동했다. 이번 회동이 성사할 경우 압도적 여소야대 상황에서 반쪽 개원 등 사상 초유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는 22대 국회에서 갈등을 풀 단초를 마련할지 주목된다.

민주당 내에서는 제3자 특검법을 비롯해 한동훈 대표가 내놓은 공약을 이행할 것이란 기대감도 드러냈다. 민주당 의원은 "당시는 총선을 앞두고 둘 사이의 기 싸움이 있던 자리였다면 지금은 당 대표로 양쪽이 자리를 잡은 상태이기 때문에 (한동훈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는 달리 던진 이야기들을 해결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12.29/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여당 내에서는 이번 대표 회담 성과가 미진할 경우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제안할 명분쌓기용으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실제 제3자가 특별검사를 추천하는 방식을 골자로 한 해병대원 특검법을 놓고 여당 내에서도 의견 합치가 되지 않은 가운데 추진되는 회담인 만큼 협상 결렬 우려 역시 적지 않다.

국민의힘 영남권 중진 의원은 "민주당이 한동훈 대표를 코너에 몰아넣을 쟁점 법안만 들고 나오지 않았나. 한 대표 입장에서 동의해 줄 상황이 아니다"라며 "이재명 대표가 '한동훈 대표와는 아무것도 안 풀린다, 영수회담으로 가야 한다'고 말할 명분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대표 회담 생중계를 비롯해 △정쟁 중단 선언 △민생 회복 지원 △정치 개혁 협의체 상설화를 회담 의제로 제시했다.

민주당이 해병대원 특검법, 민생회복 지원금법 등 쟁점 현안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되자 의제부터 형식까지 주도권 싸움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민의힘이 실무 협상에 앞서 '회담 생중계 제안'을 언론에 공개한 데 대해 민주당이 반발하면서 협상도 한 차례 미뤄졌다.

민주당의 또 다른 중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우리는 모든 주제에 대해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여러 차례 밝혔다"며 "양보가 무엇이 있나. 테이블에 앉기도 전에 바깥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원외 친한동훈계 인사는 "회담을 생중계하더라도 서로 치고받으면서 대선 토론이 되어서는 안 될 것 아니냐"며 "한동훈 대표는 여당 대표로서 이재명 대표의 이야기를 더 많이 경청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여야 대표 간 첫 만남이 향후 여야관계를 가늠할 자리가 될 전망인 만큼 회담 성사 여부를 지켜보는 모습이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여야 대표들이 만나는 것 자체가 중요한 것"이라며 "허심탄회하게 만나야 정치가 된다"고 했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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