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가계부채 지켜보며 필요하면 대출한도 더 축소”

은행권 DSR 적용 대상, 전세대출·정책모기지로 확대 검토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상향 검토…대출 축소 효과

(시사저널=김은정 디지털팀 기자)

서울의 아파트 ⓒ 연합뉴스

금융당국이 서울·경기 지역 중심의 부동산 가격 상승세에 따른 가계부채 급증에 내달부터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비수도권에 비해 더욱 축소하기로 한 가운데 이같은 조치로도 가계부채 증가 추이가 잡히지 않을 경우, 추가 조치를 시행할 것을 예고했다.

금융위원회는 21일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과 은행연합회, 2금융권 협회, 5대 시중은행이 참석한 가운데 가계부채 점검 회의를 열고, 가계부채 증가 추이, 부동산 시장 상황 등을 지켜보며 필요한 경우, 추가 조치를 단계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참석자들은 금리인하 기대에 따른 시중금리 하락세 지속과 부동산 가격 상승세 등이 가계부채 증가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이런 가운데 시장의 풍부한 유동성이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 부문으로 과도하게 유입되지 않도록 가계부채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러한 공감대를 토대로 금융당국은 회의에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적용 범위를 전세대출이나 정책모기지 등으로 확대하는 방안과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를 상향하는 등의 추가 조치를 논의했다.

만약 DSR 적용 범위가 전세대출이나 정책모기지로 확대되면, 대출한도가 직접적으로 축소된다. 은행권 주담대 위험가중치를 상향할 경우에는 은행들이 적정 자본 비율을 유지하고자 주담대 규모를 축소하게 된다.

금융당국은 서민·취약계층 등 실수요자에 미치는 영향뿐 아니라 금융회사의 건전성 등에 미칠 여파 등을 분석해 추가 조치의 시행 시기와 강도를 검토할 방침이다.

회의를 주재한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관계부처와 금융권이 협심해 높은 경각심을 갖고 가계부채를 관리해야 할 시점"이라며 "은행권이 대출 금리를 중심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엄정한 상환 능력 심사를 통해 대출실행 여부나 한도를 보다 꼼꼼히 살펴보는 방식으로 대응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2단계 스트레스 DSR을 시행을 앞두고 은행권의 수도권 주담대에 적용되는 가산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더 높여 비수도권보다 대출한도를 축소하겠다고 전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