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관계 치적 쌓기냐 '선물'이냐…'퇴진' 기시다가 韓 찾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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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내달 초 한국을 찾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최악의 지지율로 퇴진하는 기시다 총리의 입장에서 한일관계 개선 및 한미일 3각 협력 강화를 임기 중 최대 성과로 내세울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기시다 총리가 불출마 선언에서 굳이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한일관계 정상화를 더욱 확실히 해야 한다"라고 언급한 것을 보면 그의 속마음을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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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내달 초 한국을 찾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9월 퇴진을 앞둔 그가 굳이 물러나기 직전에 한일 정상회담을 개최하려는 의도를 두고 여러 가지 분석이 제기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의 방한 의사 표명은 지난 14일 자민당 총재 선거 불출마 발표 이전에 이뤄졌다. 이후에도 한일 양국은 관련 일정을 조율해 왔으나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한다.
방한이 확정된다면 시점은 내달 초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달 27일 자민당 총재 선거가 진행되면 기시다 총리는 퇴진하는데, 임기를 불과 3주가량 앞두고 한국을 찾는 셈이다.
외교가에선 기시다 총리의 방한 추진에 대내외적 메시지가 모두 담겨 있다고 본다. 최악의 지지율로 퇴진하는 기시다 총리의 입장에서 한일관계 개선 및 한미일 3각 협력 강화를 임기 중 최대 성과로 내세울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후임 총리와 자민당 정권이 한일관계 개선 기조를 '계승'하게끔 하기 위한 제스처라는 분석이 있다.
기시다 총리가 불출마 선언에서 굳이 "내년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한일관계 정상화를 더욱 확실히 해야 한다"라고 언급한 것을 보면 그의 속마음을 짐작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일은 내년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빅 이벤트'를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기 중 한일 간 주요 현안을 '완벽하게' 매듭짓지 못한 기시다 총리가 마지막 '선물'을 위해 방한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한일관계 개선은 지난해 3월 우리 정부의 '제3자 변제'를 골자로 하는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해법 발표 이후 급물살을 탔다. 당시 정부는 국내 여론 악화를 감수하고 강제동원 피해자들에게 행정안전부 산하 일제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재단)을 통해 배상금·지연이자를 지급하는 해법을 내놨다.
당시 우리 정부는 '물컵의 절반이 찼다'며 일본의 '성의 있는 호응'에 따라 나머지 절반이 채워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하지만 성의 있는 호응은 여전히 구체화되지 않았다.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 복원,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완전 정상화,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 해제 등의 성과는 있었지만 양국 여론의 향방이 중요한 역사 문제 해결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그 때문에 최근엔 국내에서도 정부의 한일관계 개선 방식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자주 제기되기도 한다. 이를 의식한 기시다 총리가 차기 정권의 부담을 덜고, 한국에 대한 '마음의 짐'을 덜기 위한 '특별 제스처'를 준비해 방한을 추진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해 5월 한국을 찾아 강제동원 문제와 관련해 개인적 의견을 전제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발언을 두고 국내 다수 여론이 '일본 측의 분명한 사과 입장 표명과는 거리가 있다'며 부족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이에 일각에선 기시다 총리가 총리로서 마지막 방한이 될 이번 방한에서 윤석열 정부의 부담을 덜어주는 '전향적'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점치기도 한다.
이를 통해 내년 한일 수교 60주년 기념을 위한 '동력'을 확보하고 자민당의 차기 정권 한일외교의 '출발점'의 문턱을 낮추려 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일본센터장은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거나 '역대 내각 인식 계승'과 같은 기존 입장이 반복된다면 국내에선 오히려 비판의 목소리가 고조될 가능성이 크다"라며 일본의 전향적 메시지가 한일의 분위기를 바꿀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조 센터장은 "'김대중-오부치 선언'의 '통절한 반성과 마음에서의 사죄' 부분을 기시다 총리가 다시 읽는 등의 명확한 메시지 발신이 필요하다"라고 제안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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