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 못할 얘기 많아” vs “국민이 보고 판단”...회담 생중계 두고 與 내부도 ‘갑론을박’

한동훈, 대표 회담 생중계 제안에 국민의힘 내부서도 의견 갈려
“민주당이 받지 않을 가능성 크다는 딜레마도”

(시사저널=박나영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8월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오는 25일 열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회담을 처음부터 끝까지 생중계하자고 제안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이벤트'처럼 돼선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오는가 하면 "지금까지 시도하지 못했던 신선한 모습"이라는 기대섞인 반응도 나왔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21일 MBC 라디오에서 여야 대표 회담을 생중계하자는 한 대표의 제안에 대해 "(한 대표가) 아이디어 차원에서 불쑥 던진 것 같다"면서 "이벤트처럼 회담이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회담이 생중계된 전례가 있느냐는 진행자 질문에는 "회담 생중계는 안 한다"며 "대선 TV토론 1차전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는 "회담이라는 게 결론을 맺기 위해서는 서로 양보할 것도 있고 솔직히 밖에 얘기 못할 것도 많다"며 "그게 협상"이라고 말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서 한 대표의 생중계 제안에 대해 "이 대표가 비공개 회의에서 별 내용도 없이 밑자락만 깔아놓고 나와서는 온갖 비난을 퍼부을 것이 자명하기 때문에 차라리 TV 토론하듯이 생중계를 하자는 주장도 충분히 일리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일종의 회담이고 정치적 협상과 타협을 하는 자리인데, 그것을 생중계하자고 하면 민주당이 받아들일 가능성이 많지 않을 것 같고 이런 딜레마가 있다"고 덧붙였다. 

찬성 의견도 나왔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한 대표의 생중계 제안이 "신선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안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에서 "지금까지 시도하지 못했던 신선한 모습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며 "정치권에서 지금까지 했던 대로 구태의연하게 식상한 모습보다는 계속 이렇게 발전하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을 보여주는 것 자체가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생중계가 되면 보여주기식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그럴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당장에 선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서로가 자기 의견을 나름대로 논리를 가지고 주장하면, 그걸 가지고 국민들께서 판단하시지 않겠나"라고 답했다. 이어 "이런 것들이 건강한 토론 문화를 정착시키고, 서로 협의·타협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박정하 국민의힘 당대표 비서실장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동의한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오픈해서 하면 어떨까 제안도 해보려 한다"며 회담을 처음부터 끝까지 생중계하자는 제안을 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이해식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은 "미리 툭 던지듯 언론을 통해 '전체 회담 내용을 생중계하자'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며 "한 대표가 여야 대표 회담을 하나의 정치적 이벤트 정도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며 불쾌함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