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했던 50대 버스 운전수… 4명에 새 삶 주고 하늘로

기증자 임효성씨/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인천의 50대 버스 운전기사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4명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10일 인하대병원에서 임효성(53)씨가 뇌 폐장, 간장, 좌우 신장을 나눠 4명의 생명을 살렸다고 21일 밝혔다.

임씨는 지난달 4일 의식을 잃고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그의 가족들은 평소 “내 삶의 끝은 다른 누군가를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싶다”고 한 임씨의 뜻에 따라 기증을 결심했다. 임씨가 다른 이의 몸에서라도 살아 숨 쉬길 바라는 마음도 있었다.

임씨는 인천에서 3남 3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쾌활하고 명랑한 성격으로 축구‧족구를 즐기며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했다.

젊었을 때 청소 사업을 하다가 17년 전에 대형 면허를 따 버스 운전사로 일했다. 인천에서 시내버스를 운전하며 승객들에게 늘 친절하단 평가를 받았다. 그는 주변에 어려운 사람을 보거나 승객 중 불편한 사람을 보면 앞장서 도와주는 마음씨를 지닌 사람이었다고 한다.

임씨의 형 임익성씨는 “효성아. 하나뿐인 아들과 치매로 고생하는 어머니가 편히 지낼 수 있도록 하늘에서라도 잘 보살펴 줘. 다른 생명을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떠났으니 하늘에서 마음 편히 잘 지내라. 사랑한다”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이삼열 원장은 “생명나눔을 통해 4명의 생명을 살린 기증자와 기증자 유가족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한 분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