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로드, 출발선의 독수리들

한겨레21 2024. 8. 21.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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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고도 1768m.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남쪽으로 240㎞ 떨어진 '바가 가즈린 출루'('작은 바위산'이라는 뜻). 지평선과 하늘이 맞닿은 몽골 초원에 혹독한 겨울이 찾아오면 바가 가즈린 출루에서 태어난 새끼 독수리들은 길고 긴 여행을 준비한다.

어린 독수리는 다 자랄 때까지 몽골과 한반도를 3번 왕복한다.

몽골과 한반도를 잇는 하늘길이자 생명의 길인 '독수리 로드' 3천㎞. 이 길에서 성조가 되는 생존율은 겨우 20%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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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스퀘어]몽골~한반도 독수리 로드 3천㎞, 몽골 바가 가즈린 출루에서 만난 독수리들
메인 도비라) 몽골 ‘바가 가즈린 출루’에서 태어나 어미의 보호를 받는 새끼 독수리. 어미 독수리는 알 한 개를 낳아 54일 동안 품으며, 또한 알이 부화한 이후에도 6개월간 새끼를 돌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3년 8월 바가 가즈린 출루에서 지피에스(GPS) 추적장치를 부착한 MK07 새끼 독수리가 날개를 펴고 둥지를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MK07 독수리는 11월 이동을 시작해 20여 일 만에 경기도 파주에 도착했다.

해발고도 1768m. 몽골의 수도 울란바토르에서 남쪽으로 240㎞ 떨어진 ‘바가 가즈린 출루’(‘작은 바위산’이라는 뜻). 지평선과 하늘이 맞닿은 몽골 초원에 혹독한 겨울이 찾아오면 바가 가즈린 출루에서 태어난 새끼 독수리들은 길고 긴 여행을 준비한다. 그들은 차가운 북서풍을 타고 20여 일에 걸쳐 한반도로 향한다. 이렇게 한반도에 도착하는 독수리들은 2천여 마리에 이른다. 독수리는 생후 3년차까지를 어린 독수리로 분류하고 4년차부터 성조로 분류한다. 어린 독수리는 다 자랄 때까지 몽골과 한반도를 3번 왕복한다. 몽골과 한반도를 잇는 하늘길이자 생명의 길인 ‘독수리 로드’ 3천㎞. 이 길에서 성조가 되는 생존율은 겨우 20%에 불과하다. 2023~2024년 겨울에도 충남 지역에서만 70여 마리의 어린 독수리가 독극물로 인한 2차 중독으로 희생됐다. 이 독수리 로드를 2년간 기록한 다큐멘터리 ‘독수리 로드’가 2024년 8월20일 개봉한다.

사진·글 임완호 자연다큐멘터리 제작자

바위 암벽이 즐비한 ‘이크 가즈린 출루’(큰 바위산). 독수리들이 좋아하는 전형적인 곳이다. 늑대, 여우 같은 육상 포식자들이 접근하기 힘들고, 앞이 탁 트여 있어 먼 곳의 먹이까지 쉽게 찾을 수 있다.
몽골 초원에 방목 중인 가축은 6천만 마리가 넘으며 몽골 인구의 20배에 가깝다. 병들거나 자연사한 가축 사체는 그대로 버려지며 독수리들이 먼저 청소부로 나선다.
2023년 8월21일 몽골 바가 가즈린 출루에서 GPS 추적장치를 부착한 새끼 독수리 MK07은 같은 해 11월30일 북한을 거쳐 경기도 파주시에 도착해 2024년 4월까지 겨울을 보내고 몽골로 무사히 돌아갔다.
경기도 파주의 독수리 잠자리 터. 독수리들이 밤새 내린 눈 탓에 흰옷으로 갈아입었다.
2023년 8월 노영대 전 문화재전문위원(왼쪽)과 김덕성 고성 독수리학교 교장선생님이 몽골국립대 곰보바타르(오른쪽) 교수와 함께 새끼 독수리에게 GPS 추적장치를 부착하기 위해 독수리 번식지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이들은 이곳에서 새끼 독수리 4마리에게 GPS 추적장치를 부착했다.
독수리 번식지 바트칸 산의 겨울 풍경. 따뜻한 남쪽으로 이동하지 않고 몽골에서 겨울을 보낸 새끼 독수리들은 대부분 살아남지 못한다.
임진강 독수리 식당에서 먹이를 두고 다투는 독수리들. 겨울 동안 우리나라에서 월동하는 독수리는 2천여 마리로 그중 일부는 아직도 농약 등 독극물에 의한 2차 중독으로 희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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