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대엔 5년마다 초강력 태풍

이준기 2024. 8. 2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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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한반도에 상륙해 기록적 폭우를 퍼부어 포항제철소가 창립 이래 처음으로 가동이 전면 중단되는 피해를 입힌 힌남노급 태풍이 2030년대 5년을 주기로, 2050년대에는 2∼3년마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포스텍은 민승기 환경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기후변화에 따른 동중국해 수온 상승이 '힌남노'급 초강력 태풍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2030년대에는 5년 마다, 2050년대에는 2∼3년 마다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고 2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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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텍, 동중국해 수온상승 영향 태풍 강도 세져
수온 높을수록 태풍 강도 강화..지구온난화 영향
민승기(왼쪽부터) 포스텍 교수, 김연희 교수, 이민규 에너지기술연 박사.
포스텍은 기후변화에 따른 동중국해 수온 상승이 초강력 태풍의 한반도 상륙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포스텍 제공

2022년 한반도에 상륙해 기록적 폭우를 퍼부어 포항제철소가 창립 이래 처음으로 가동이 전면 중단되는 피해를 입힌 힌남노급 태풍이 2030년대 5년을 주기로, 2050년대에는 2∼3년마다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가뜩이나 뜨거워지는 여름철 폭염에 초강력 태풍까지 걱정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는 것이다.

포스텍은 민승기 환경공학부 교수 연구팀이 기후변화에 따른 동중국해 수온 상승이 '힌남노'급 초강력 태풍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2030년대에는 5년 마다, 2050년대에는 2∼3년 마다 한반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고 21일 밝혔다.

따뜻한 바다 위에서 발생하는 태풍은 수온이 높아질수록 더 많은 에너지를 얻는다. 우리나라에 상륙하는 태풍은 대부분 제주도 남쪽에 있는 동중국해를 지나는데, 지구온난화로 인해 이 지역의 수온이 높아지면 태풍이 강한 세력을 형성해 북상한다. 2022년 9월 포항과 경북지역에 막대한 피해를 준 초강력 태풍 '힌남노'는 동중국해를 지나면서 세력이 29도 이상의 이례적인 높은 수온으로 세력이 더욱 강력해졌다.

연구팀은 1982년부터 2022년까지 40년 간의 관측 기상자료와 기후모델 시뮬레이션을 토대로 이 기간 동안 힌남노를 포함해 동중국해를 거쳐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초강력 태풍(최대풍속 초속 54m 이상) 16개를 분석했다. 그 결과, 동중국해의 8∼9월 평균 수온이 높을수록 태풍 상륙 당시 강도가 강해졌다.

또 태풍이 가장 강력한 상태에 도달하는 지점(위도)도 과거보다 북쪽으로 이동한 것을 확인했다. 이는 동중국해 온난화 영향으로 태풍이 약해지지 않고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우리나라로 북상해 강풍과 폭우 등 큰 피해를 주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인위적인 온난화가 한반도에 상륙하는 태풍에 미치는 영향을 전 지구 모델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한 결과, 화석연료 사용과 삼림벌채 등으로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할 경우 동중국해 고수온 현상 발생 확률이 최소 5배 이상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 인간 활동에 의한 동중국해의 온난화 심화가 한반도로 향하는 태풍의 세력을 키운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2070년대 탄소중립을 가정하는 저배출 시나리오와 현실적인 기후변화 완화 경로로 간주되는 중배출 시나리오 조건에서 기후모델 시뮬레이션을 분석한 결과, 동중국해의 고수온 현상을 온실가스와 무관하게 더욱 빈번해져 2030년대 한반도에 힌남노급 태풍이 5년을 주기로, 2050년대에는 2∼3년 주기로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민승기 포스텍 교수는 "기후변화가 동중국해의 고수온 현상을 일으키고, 그 결과로 한반도에 상륙하는 태풍 강도가 세질 수 있음을 확인한 연구결과로, 앞으로 초강력 태풍의 빈번한 발생에 따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기후변화 분야 국제 학술지 '미국 기상학회보(지난 1일자)'에 실렸으며, 김연희 포스텍 연구교수와 이민규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박사, 경북대, 울산과학기술원, 국립기상과학원 등의 공동연구를 통해 진행됐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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