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경제] 금괴 1개 13억 3천만 원 넘어…금값 최고가 행진, 언제까지?

권애리 기자 2024. 8. 21.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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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수요일 친절한 경제 권애리 기자 나와 있습니다. 권 기자, 오랜만에 금값 소식입니다. 금값이 지난해 말부터 이미 많이 올랐는데 최근에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고요.

<기자>

먼저 금괴 창고를 보여드릴 텐데요. 영국의 중앙은행 영란은행의 금괴보관소입니다.

금괴들이 꽤 두툼하죠. 한 개에 12kg짜리 국제 표준 규격의 금괴들입니다.

사실 보통 사람들은 영화에서 제일 많이 보는 이 표준 규격 금괴 하나의 가치가 지난주 금요일을 기점으로 100만 달러를 처음으로 넘어섰습니다.

여기 쌓인 금괴 한 개 한 개가 우리 돈으로 13억 3천만 원 이상 나간다는 겁니다.

참고로 표준 규격 금괴는 중앙은행들이 금을 살 때 많이 이용하는데요.

한국은행이 보유한 금괴 8천380개도 모두 이 규격으로 영란은행 보관소에 가 있습니다.

이 금괴를 사들였던 시점들의 가격으로는 47억 9천만 달러를 들여서 샀는데, 현재 시세로 보면 모두 84억 달러, 11조 원 넘게 나가는 걸로 추산됩니다.

16일 금요일 이후로도 금값은 매일 사상 최고가를 다시 쓰고 있습니다.

국제 시장에서 금을 세는 단위로 많이 쓰는 1온스, 31.1그램당 금의 선물 가격 오늘(21일) 새벽까지 2천550달러 중반대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금은 올해 들어서만 21% 넘게 오르는 초강세를 보였습니다.

금보다 더 많이 오른 은과 함께 원자재 가운데서도 강세가 두드러집니다.

<앵커>

금값이 쭉 오르다가 지난 4월 이후에 좀 주춤했잖아요. 왜 이렇게 다시 가파르게 오르고 있는 걸까요?

<기자>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역시 미국의 금리인하가 임박했다는 기대감이 가장 크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단기적으로 지난 주말부터 상승세가 두드러지는 이유는요.

이번 주말에 미국의 잭슨홀이라는 곳에서 열리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의 연례 심포지엄 때문입니다.

여기서 우리 시간으로 이번 주 금요일 밤 11시에 지금 보시는 연준 의장의 연설이 하나 예정돼 있는데요.

이때 미국의 금리인하 폭에 대한 기대감에 힘을 보태주는 발언이 나올 수 있다는 예상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어제 지난 주말부터 급격히 달러 약세와 원화 강세가 나타났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사실 그 분위기와 금값 상승세는 같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미국의 기준금리 결정은 우리 시간으로 다음 달 중순에 나오지만요.

그전에 이번 주말에 연준 의장이 넌지시 예고성 발언을 좀 해줄 수도 있을 거다, 이런 기대가 이번 주에 금 시장에 돈이 모이게 부추기고 있습니다.

금리인하 폭이 커지면 아무래도 달러의 가치는 지금보다 하락할 거고 이럴 때는 실물 금으로 가치를 보관해야지 또 금리인하 기대 속에서 시장 금리도 낮아지고 있는데 다른데 돈을 맡겨 이자를 버는 것보다 금을 좀 더 사는 게 이득이다.

이러면서 금 수요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앵커>

앞으로 어떻게 될지도 취재하셨죠. 금값 전망 어떻습니까?

<기자>

다음 달에 실제로 미국의 금리결정이 나올 때까지는 당분간 그래도 상승세를 탈 거라는 전망이 대체로 나옵니다.

다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올해 들어서 지금까지의 금값 상승세를 기대했다가는 실망할 수도 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입니다.

[박승진/하나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ETF 팀장 : FOMC 정례회의(미국 기준금리 결정 회의)가 지나고 나서 다른 국가들의 통화정책이 변화할 때 달러가치가 약세를 보이던 흐름들도 상대적인 부분에서는 브레이크(제동)가 걸릴 수 있는 요소들이 있고, 금 가격의 상승세도 조금씩은 브레이크가 걸릴 가능성이 좀 높아질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상황상 정작 미국이 금리를 내리기 시작해도 달러 약세가 제한적일 수 있다.

달러 가치가 여기서 크게 떨어지기는 어려울 거다, 이런 전망이 나오고 있거든요.

달러 가치라는 게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미국이 하는 걸 보고 다른 나라들의 금리인하가 더 빠르게 진행되거나 미국의 경제 상황이 그래도 제일 낫다 이런 분위기가 크면 달러가 더 약해지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면 금값 상승세에도 제동이 걸릴 거고요.

게다가 금리인하 기대와 함께 올해 금값을 부추겨 온 또 하나의 중요한 요인은 세계 곳곳의 정치적 긴장인데요.

이를테면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지금 진행되고 있는 휴전 협정을 타결한다.

이것도 금값에는 제동을 거는 요인이 될 겁니다.

그리고 금 시장의 요새 진짜 큰손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에 걸쳐서 역대 최대 규모로 금을 사들였던 세계의 중앙은행들이 최근에 그 매입 속도를 좀 조절하고 있기도 합니다.

특히 금을 가장 공격적으로 사들여온 중국 인민은행이 올해 4월 이후로 금 매입을 중단했고요.

중국의 민간 금 수요도 좀 둔화되고 있습니다.

역시 금 가격 상승세를 제한적으로 보게 하는 요인들입니다.

지금 금값이 온스당 2천550~60달러 선까지 와있는데요.

시티그룹은 내년 중반까지 3천 달러 선도 예상하지만, UBS는 2천700달러 선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권애리 기자 ailee17@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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