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돈 많이 번 한투...서학개미는 미래에셋[증권사 상반기 실적]
한투, 영업익‧순이익 7000억원 넘겨…WM‧IB성과 덕
위탁매매 수수료 1위 미래…해외주식수수료도 선두
삼현‧코칩 등 IPO주관한 한투, IB수수료 실적도 1위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대형 증권사들의 실적은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업종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시장금리와 거래 대금이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는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시장 금리 하락 덕분에 증권사들의 채권 등 상품 평가손익이 좋아졌다. 증시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거래대금도 늘었고, 다수의 증권사들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이익이 늘었다. 한투 영업익‧순이익 모두 7000억원 넘겨
자기자본 2조원 이상 10대 증권사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연결재무제표 기준)은 4조7276억원이다. 이는 작년 상반기 보다 8879억원 늘어난 수치이다.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낸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775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3285억원 늘었다. 영업이익이 크게 늘면서 상반기 순이익도 지난해보다 2798억원 증가한 7109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기업금융(IB, Investment Bank)과 자산관리(AM, Asset Management)의 손익 호조로 이익이 늘었다고 평가했다.
한국투자증권 다음으로 많은 영업이익을 기록한 곳은 삼성증권이다. 이 회사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6708억원, 순이익은 5110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자산관리(WM, Wealth Management)부문의 지속성장과 IB부문에서 큰 성과를 거둔 영향으로 풀이했다.
3위는 키움증권이 차지했다.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6500억원, 순이익 4770억원을 기록했다. 전통적인 강점이 있는 위탁매매 수수료과 함께 우량 프로젝트 파이낸싱(PF)딜에 진입하면서 관련 수익이 증가한 것이 전반적인 이익 개선으로 이어졌다.
NH투자증권도 지난해 상반기보다 영업이익, 순이익이 모두 늘었다.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5457억원, 순이익 4227억원을 기록했다. 두 수치 모두 지난해 상반기 보다 각각 738억원, 560억원 늘어난 것이다. 회사 측은 해외주식 수수료 수익 증가, IB관련 수수료 수익 및 비시장성 자산 평가손익 증가 등의 영향으로 평가했다.
다만 증권업계 자기자본 1위(9조3929억원)인 미래에셋증권은 영업이익 5438억원, 순이익 3717억원을 기록하며 5위에 그쳤다. 지난해 상반기보다는 영업이익이 24.1% 증가했지만 이익 규모로는 한투, 삼성 등에 못 미쳤다.
영업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하나증권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차액결제거래(CFD) 충당금 등 2분기에 대손충당금을 1000억원 이상 쌓아 489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 2분기에는 영업이익 1607억원, 순이익 415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로 돌아섰다. 덕분에 상반기 누적으로도 지난해보다 영업이익이 152% 늘었고 순이익은 무려 283% 증가했다.
하나증권은 전통IB 영역을 강화하고 세일즈앤드트레이딩(S&T) 영역을 확장하면서 지난 분기에 이어 수익 개선으로 이어졌고 당기순이익도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평가했다.
KB증권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늘었다. 이 회사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4967억원, 순이익은 3795억원으로 각각 지난해보다 8.4%, 50.4% 증가했다.
그 밖에 △신한투자증권(영업이익 2736억원, 순이익 2072억원) △대신증권(영업이익 1093억원, 1052억원)도 상반기 실적을 발표했다. 신한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각각 14.3%, 14.5% 감소했다. 위탁매매 수수료 1위는 미래에셋증권
투자자가 증권사를 통해 주식 등을 사고팔면 고객은 증권사에 수수료를 납부한다. 위탁매매 수수료는 증권사를 먹여 살리는 전통적인 수입원이다.
올해 상반기 고객으로부터 위탁매매 수수료를 가장 많이 거둬들인 곳은 미래에셋증권이다.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 총 3509억원의 위탁매매 수수료를 벌었다. 지난해 상반기(2884억원)보다 해당 수수료 수익이 22% 늘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미래에셋증권에 맡긴 고객들의 해외주식 예탁자산이 크게 늘었고 10억원 이상 고액자산가 비중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증권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을 번 곳은 키움증권이다. 올해 상반기 3481억원의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을 거둬들였다. 키움증권은 해외주식 및 파생상품 거래량이 증가해 수수료 수익이 늘었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2~3분기 키움증권이 벌어들인 평균 수수료수익은 262억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1~2분기에는 평균 385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증권은 올해 상반기 2912억원의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을 벌었다. 국내주식과 해외주식 모두 수수료 수익이 증가했다. 그만큼 삼성증권을 통해 주식거래를 한 거래규모가 늘어난 것이다.
이어 △KB증권(2507억원) △NH투자증권(2353억원) △한국투자증권(2200억원) △신한투자증권(2016억원) △하나증권(1732억원) 순으로 올해 상반기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2분기 시장 일평균거래대금 및 개인투자자 비중이 모두 소폭 감소하면서 1분기 대비 위탁매매 수수료 규모가 감소했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국내주식 거래대금이 감소하면서 1분기보다 2분기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이 줄었다.
서학개미 모시기 1위는 미래…토스 약진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자)가 늘어난 만큼 해외주식 거래 고객을 모시려는 증권사들의 경쟁도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전반적으로 10대 증권사들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더 많은 해외주식 수수료를 확보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해에 이어 미래에셋증권이 가장 많은외화증권 수탁수수료를 거둬갔다. 그만큼 많은 고객들이 미래에셋증권을 통해 해외주식을 사고팔았다는 이야기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상반기 미래에셋증권은 외화증권 수탁수수료로 1125억원을 벌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53.5% 늘어난 수치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상반기 해외주식잔고가 처음으로 30조원을 돌파했다.
이어 삼성증권이 909억원을 벌면서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2위를 차지했다. 삼성증권 역시 지난해 상반기 보다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액수가 늘었다. 삼성증권의 지난해 4분기 해외주식 거래대금은 9조1000억원이었지만 올해 1분기 14조2000억원, 2분기에는 17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그 다음은 키움증권으로 올해 상반기 770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 533억원과 비교해 44.5% 증가한 수치다.
그 밖에 △한국투자증권(492억원) △NH투자증권(465억원) △KB증권(443억원) △신한투자증권(346억원) △하나증권(113억원) △대신증권(87억원) △메리츠증권(10억원) 순으로 외화증권 수탁수수료를 벌었다.
다만 해외주식 수수료 부문에서는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에 들어가지 않는 토스증권의 존재도 남다르다.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 659억원의 외화증권 수탁수수료 수입을 올렸다. 작년 상반기(337억원)보다 95.3% 급증한 수치다. 동시에 미래에셋, 삼성, 키움에 이어 이 분야 업계 4위로 도약했다.IPO 등 기업금융 수수료 1위는 한국
올해 상반기 기업 자금조달에 중개역할을 하면서 가장 많은 돈을 번 곳은 한국투자증권이다. 회사는 올해 상반기 기업금융(IB) 수수료로 3325억원을 벌었다. 주요 수수료 수입원은 IB관련 이자, 채무보증 및 매입약정 수수료, PF‧M&A 관련 수익, IPO 등 인수 및 주선수수료 등이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상반기 삼현, 코칩 디앤디파마텍 등 다수의 IPO를 주관하면서 지난해 4분기 125억원에 불과하던 인수 및 주선 수수료를 올해 1분기에는 244억원, 2분기에는 265억원으로 크게 늘렸다. 또 HLB생명과학, LG디스플레이 등 유상증자 청약 업무도 맡으면서 공모증자로 벌어들인 수수료 수익도 늘었다.
반면 한국투자증권과 마찬가지로 매출액 11조원을 기록하고 위탁매매 수수료도 3500억원을 넘겼던 미래에셋증권은 기업금융 수수료에서는 다소 부진한 기록을 남겼다. 스팩(SPAC) 및 이노스페이스 등 IPO주관을 맡았지만 채무보증 수수료 수익이 감소했다. 때문에 지난해 상반기 기업금융 수수료 수익이 1190억원을 기록한 반면 올해 상반기는 1000억원을 넘기지 못한 882억원에 그쳤다.
NH투자증권(1719억원)과 삼성증권(1734억원), KB증권(1456억원), 키움증권(1111억원)도 IPO시장에서 적극 활동하며 기업금융 수수료 수익 1000억원을 넘겼다.
NH투자증권은 상반기 퀄리타스반도체, 에코앤드림의 유상증자 및 아이씨티케이, 에이치브이엠 등 IPO 주관을 맡으면서 1719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1541억원) 대비 12% 늘어난 수치다. 삼성증권도 그리드위즈, 하스 등 IPO업무 및 SK리츠, 하나에프앤아이 등의 회사채 주관을 맡으면서 올해 상반기 기업금융 수수료 수익 1734억원을 기록했다.
김보라 (bora5775@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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