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수만 늘리기… 경기도 업무협약 ‘전시용’ [집중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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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행정의 다변화와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타 지자체를 비롯한 각종 기관과 추진한 900여개의 업무 협약이 보여주기식 행정에 그치고 있다.
각 사업 부서에서 자체 평가를 진행, 지속 여부에 대한 제삼자의 견제 수단이 부재한 데다 '중단' 및 '취소' 통계 등 통합적인 관리 시스템마저 없어 업무 협약의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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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례 따라 매달 현황 공개하지만
기준없이 ‘자체 평가’ 주먹구구식
도의회도 패싱 ‘도민 알권리’ 무색
道 “통합 관리시스템 등 검토할 것”
경기도가 행정의 다변화와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을 위해 타 지자체를 비롯한 각종 기관과 추진한 900여개의 업무 협약이 보여주기식 행정에 그치고 있다.
각 사업 부서에서 자체 평가를 진행, 지속 여부에 대한 제삼자의 견제 수단이 부재한 데다 ‘중단’ 및 ‘취소’ 통계 등 통합적인 관리 시스템마저 없어 업무 협약의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20일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1999년부터 지난달 말까지 도가 다른 광역단체, 국가·지방 공기업, 도내 일선 시·군 등과 진행한 업무 협약은 총 903건이다. 현재 민선 8기에선 민선 7(404건)·6기(227건)보다 적은 175건의 업무 협약이 진행됐으나 2년의 시간이 남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수치는 민선 6·7기와 엇비슷해질 수 있다.
도는 ‘경기도 업무제휴 및 협약에 관한 조례’에 따라 ▲체결기관 ▲체결일 등을 담은 업무 협약 현황을 매달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각 부서로부터 진행 상황을 취합한 것으로 진행(644건)과 미진행(259건)으로 나눴다.
그러나 미진행에는 중단 및 취소 이유뿐만 아니라 건수마저 구분되지 않아 조례에 명시된 ‘도민의 알권리’가 무색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더욱이 도는 개별 부서가 추진 상황을 알고 있다는 이유로 취소 및 중단에 대한 통계를 집계하지 않은 만큼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질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구조적인 문제도 존재한다. 도는 업무 협약 체결 전 경기도의회에 이를 알리게 돼 있으나 이마저도 도의 재정 부담에 미치는 사안, 공유재산 취득 또는 처분 등으로 분야가 한정됐다. 사후 관리 측면의 경우 도가 매년 초 협약의 지속 여부를 점검하는 평가위원회는 전문가나 경기도의원 등의 참여가 없는 채 각 실·국의 자체 판단에 의존하고 있다. 더욱이 성과 도출, 효과성 분석 등 평가 기준은 없다.
매년 도의회에 추진 상황 등을 보고해야 함에도 부서조차 협약이 제대로 진행되는지 모르는 사례도 존재한다. 일례로 지난 2021년 2월 충남도, 인천시와 함께 진행한 ‘서해안권 초광역 대기질 개선 사업’에 대한 업무 협약은 국비 확보 문제로 사실상 중단, 협약이 유명무실함에도 도의 현황 자료상 ‘진행’에 포함됐다.
이혜원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 부위원장(국민의힘·양평2)은 “공직사회가 협약이 체결된 지 오래됐다는 이유로 내용 자체를 모르는 사례가 있다”며 “건수만 늘리는 데 급급할 게 아니라 협약이 제대로 진행되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도 관계자는 “각 실·국이 진행한 업무 협약에 대해 중단, 취소 등을 강제할 수 없다”면서도 “통합 관리 시스템 구축 등에 대해선 내부적인 검토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민 기자 jmpuhaha@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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