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학교 학생 카풀 금지" 충주시 공문 논란… 충주맨 '사과'

윤한슬 2024. 8. 2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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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충주시가 중앙경찰학교 학생들의 카풀(승차 공유)을 금지해 달라는 공문을 보내 비판이 일자, 충주시 공식 유튜브를 운영하는 '충주맨' 김선태 주무관이 시를 대표해 공식 사과했다.

김 주무관은 20일 충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시는 이번 카풀 금지 사태로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실망을 안겼다. 특히 상처받은 중앙경찰학교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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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 전달 위해 공문 발송"
"모든 카풀 막으려는 것 아니다"
상인들 "자차 막아야" 현수막
'충주맨' 김선태 주무관이 20일 유튜브에 올린 영상에서 중앙경찰학교 공문 논란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충주시 유튜브 캡처

충북 충주시가 중앙경찰학교 학생들의 카풀(승차 공유)을 금지해 달라는 공문을 보내 비판이 일자, 충주시 공식 유튜브를 운영하는 '충주맨' 김선태 주무관이 시를 대표해 공식 사과했다.

김 주무관은 20일 충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 영상에서 "시는 이번 카풀 금지 사태로 국민 여러분께 너무 큰 실망을 안겼다. 특히 상처받은 중앙경찰학교 학생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운송료 금지… 학생 간 호의동승 허용"

또 "충주시에 유상 운송을 금지해달라는 민원이 접수됐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경찰학교에 '유상 운송 금지'를 홍보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며 "민원을 전달하기 위해 공문을 보낸 것이지만 불필요한 오해를 끼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공문이 모든 카풀을 막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운송료를 받는 서비스 행위를 금지한 것이며 학생들 간 호의 동승은 당연히 허용된다"고 덧붙였다.

충북 충주시가 지난 12일 중앙경찰학교에 유상운송(카풀)을 막아 달라며 보낸 공문.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앞서 충주시는 지난 12일 중앙경찰학교 측에 "학생들이 자가용을 활용해 유상운송(카풀)을 한다는 신고가 접수됐다"며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라 위반 시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시는 또 "중앙경찰학교가 운행 중인 전세버스 운행으로 인해 충주시 택시기사 40여 명이 운송수입금 감소에 따른 생계 곤란 등을 호소하며 민원을 제기했다"며 "해당 택시기사들도 상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학생 지원 정책을 추진해 달라"고 요청했다.


교육생들 카풀 이용에 택시기사·자영업자 불만 제기

중앙경찰학교에는 전국 각지에서 온 2개 기수 약 5,000명의 교육생이 있다. 교육생들은 학교 적응 기간인 2주가 지나면 외출 및 외박을 할 수 있는데, 상당수는 금요일에 본가 등에 갔다가 일요일에 다시 돌아온다.

학교가 도심에서 떨어져 있어 역이나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면 1시간 넘게 걸리고, 택시를 타면 2만 원이 넘게 든다. 130만 원 정도의 월급을 받는 교육생 지갑 형편을 고려하면 매주 택시를 타기엔 비용이 적지 않다.

충북 충주시 중앙경찰학교 인근에 지역 상인들이 내건 것으로 추측되는 현수막.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에 일부 교육생들은 같은 지역 출신끼리 카풀을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기름값, 톨게이트 비용을 대신 내주거나 밥을 사는 정도의 사례가 오가는데 일부 택시기사들이 이를 유상운송으로 보고 시에 민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더해 최근 학교 인근에 "학교장님, 학교 주변 식당이 너무 어렵다. 학생들이 외출 나갈 때 자가용 이용을 못 하게끔 도와 달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게시돼 논란이 일기도 했다.

학생들이 자가용을 이용해 외부로 나가면 학교 주변 상권이 아닌 다른 지역의 식당을 이용하게 되니 이를 금지해 달라는 것이다. 이 현수막은 학교 인근에서 음식점을 하는 자영업자들이 내건 것으로 알려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주시와 택시기사, 자영업자들이 학생의 사정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일었다. "학교가 외진 곳에 있어 카풀 없이는 본가에 가기 힘들다던데 학생들 고충은 전혀 살피지 않는다", "민원이 제기됐더라도 학생들 입장도 생각해 봐야 하는 거 아닌가", "택시기사들도, 상인들도 너무 이기적이다" 등의 의견이 잇따랐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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