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인수에 빌려준 美 은행의 130억 달러, '금융위기 후 최악의 대출'됐다

실리콘밸리/오로라 특파원 2024. 8. 21.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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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로이터 연합뉴스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X(옛 트위터)를 인수하는데 은행들이 빌려준 자금이 2008년 이후 최악의 대출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수 후 X의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대출금을 환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2022년 10월 머스크는 X 인수를 위해 은행들로부터 130억 달러(약 17조 3225억원)를 대출받았다. 하지만 이들 은행들은 2년째 대출금을 환수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피치북LCD에 따르면 이는 2008~2009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오랫동안 회수되지 못한 인수 거래 대출 중 하나로 기록됐다. 머스크에 대출은 해준 은행은 모건스탠리, 뱅크오브아메리카, 바클레이즈 등 7곳이다.

통상 은행은 인수 자금을 빌려주고, 그 돈에 대한 권리를 담은 채권을 다른 투자자들에 팔아 돈을 회수한다. 하지만 머스크가 X를 인수한 후 급격한 유료화, 반유대주의 논란 등을 거치며 광고주가 떨어져 나갔고, X의 가치는 급락했다. X의 가치는 머스크가 인수하던 당시 440억 달러에서 지난해 190억 달러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이 상황에서 은행들로서는 손해를 보지 않고 채권을 팔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WSJ은 은행들이 대출금을 환수하지 못하며 큰 부담을 떠안게 됐다고 전했다. 일부 은행은 이 대출의 가치를 수억 달러 떨어뜨리면서 이익이 줄게 됐고, 또 다른 일부는 트위터 대출금 미환수로 다른 인수 합병 거래를 위한 자금 규모를 축소하기도 했다. 바클레이즈는 직원의 보상을 일부 삭감했는데, 소식통은 WSJ에 “실적에 타격을 입히는 여러건의 계약 중 X가 단연코 가장 크다”고 전했다.

대출 손실로 투자은행의 순위도 바뀌었다. 머스크의 X 인수 전인 2021~ 2022년에는 뱅크오브아메리카와 모건스탠리가 미국 금융 투자은행 순위에서 상위 1, 2위를 차지했었다. 하지만 2023년과 2024년에는 X 인수에 자금을 조달하지 않은 JP모건과 골드만삭스가 1위에 올랐다.

WSJ은 다만 “은행들은 테슬라부터 뉴럴링크, xAI에 이르기까지 세계 최대 갑부 중 한 명인 머스크와 계속 거래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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