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혼 후 가정 경제 분담 원칙, 男 ‘양성 평등’-女‘청혼자 우위’
재혼을 희망하는 돌싱(돌아온 싱글)들은 재혼 후의 가정 경제에 대해 남성의 경우 ‘양성 평등 원칙’에 따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나, 여성은 ‘재혼을 먼저 제의한 측, 즉 청혼자가 좀 더 많이 부담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재혼정보업체 온리-유가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대표 손동규)와 공동으로 12일 ∼ 17일 전국의 (황혼)재혼 희망 돌싱남녀 516명(남녀 각 258명)을 대상으로 전자메일과 전화 등을 통해 ‘재혼 후 가정 경제는 부부가 어떤 기준으로 분담하는 것이 합리적일까요?’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이다.
질문에 대해 남성은 응답자 41.5%가 ‘양성 평등 원칙’으로 답했고, 여성은 38.0%가 ‘청혼자 우위’로 답해 각각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
이어 남성은 ‘경제력 기준(26.4%)’ - ‘결혼 관행 반영(20.9%)’ - ‘청혼자 우위 원칙(11.2%)’ 등의 순으로 답했고, 여성은 ‘결혼 관행 반영’으로 답한 비중이 34.1%로서 2위를 차지했고, ‘경제력 기준(18.6%)’과 ‘양성 평등 원칙(9.3%)’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조사 결과에서 특기할 만한 사항은 재혼 후 가정 경제 분담 원칙에 대해 남성과 여성이 정반대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온리-유 관계자는 “결혼에 한번 실패하고 새로운 살림을 꾸리면서 남녀 모두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을 주장하는 것”이라며, “이런 현상이 재혼 성사에 최대 장애물로 작용할 뿐 아니라 재혼 후 생활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 질문 ‘재혼 후 집과 생활비 등은 부부가 어떻게 부담하기 원합니까?’에 대해서는 남성의 경우 ‘집은 남자, 생활비는 여자 부담(34.1%)’, 여성은 ‘전부 남자 부담(39.5%)’을 각각 첫손에 꼽았다.
2위로는 남녀 모두 ‘집은 남자, 생활비는 각자 부담(남 31.0%, 여 33.7%)’을 들었다. 3위로는 남성이 ‘전부 남자 부담(19.8%)’, 여성은 ‘집은 남자, 생활비는 여자 부담(19.0%)’으로 답했다. ‘반반씩 부담(남 15.1%, 여 7.8%)’이 뒤따랐다.
손동규 온리-유 대표는 “앞의 두 설문 조사 결과를 종합해 보면 남성은 양성 평등 원칙에 따라 가정 경제도 대등하게 분담해야 하나, 현실을 감안하여 집은 남자, 생활비는 여자가 부담하는 데까지 양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고, 여성은 “청혼은 대부분 남성이 하므로 가정 경제도 남자 위주로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세 번째 질문인 ‘재혼 후 가사는 부부가 어떻게 분담하기 원합니까?’라는 질문에는 ‘반반(남 35.3%, 여 52.3%)’과 ‘가정 경제 기여도 고려 분담(남 43.0%, 여 34.5%)’ 등을 1, 2위로 꼽았다.
남성은 가정 경제 기여도 고려 분담을, 여성은 반반을 상대적으로 높게 지지했다. 그 뒤로는 ‘모두 여자(남 16.7%, 여 10.1%)’에 이어 ‘모두 남자(남 5.0%, 여 3.1%)’의 순이다.
이경 비에나래 총괄실장은 “가정 경제 기여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남성은 이러한 사실이 가사 분담에 반영돼야 한다는 의견”이고, 여성은 “남성이 가정 경제를 떠맡기 바라면서 가사까지 남성에게 반분시키려는 이기적인 자세를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손동규 온리-유 대표는 “여성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짐에 따라 이혼할 때 재산을 50 : 50으로 분배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따라서 여성도 책임이나 역할 이행 측면에서 높아진 위상을 반영해야 재혼도 수월하고, 재혼 후의 생활 역시 평화로울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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