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고용 수정치 경계 속 피로감 누적…하락 마감
(뉴욕=연합뉴스) 진정호 연합인포맥스 특파원 =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6거래일 만에 동반 하락했다. 최근 강하게 반등한 데 따른 피로감에다 비농업 고용 수정치의 발표를 앞두고 경계심까지 겹쳐 하방 압력이 가해진 것으로 해석된다.
20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61.56포인트(0.15%) 하락한 40,834.97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1.13포인트(0.20%) 내린 5,597.12,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59.83포인트(0.33%) 밀린 17,816.94에 장을 마쳤다.
3대 주가지수는 이날 약보합으로 마무리하며 6거래일 만에 하락세를 보였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9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하지 못한 채 연속 상승 거래일 수를 8일로 마무리하게 됐다. S&P500지수의 경우 9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면 2004년 11월 이후 최장 기록이었다.
최근 주가지수가 가파르게 반등했던 만큼 소폭 조정받으며 쉬어가는 분위기였다. 오는 23일로 예정된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잭슨홀 연설을 앞두고 속도를 조절하는 차원이기도 했다.
미국 연례 비농업 부문 고용 수정치의 발표를 앞두고 시장에선 경계감도 드러났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3월까지 12개월간의 비농업 고용 수정치를 21일 오전 공개한다. 이번에 나오는 수정치는 예비치다.
최근 미국 고용과 실업률로 시장의 핵심 관심사가 옮겨간 만큼 수정폭에 따라 시장은 급변동할 수도 있다. 결과에 따라 파월 의장의 연설 내용도 영향을 피할 수 없다.
시장 참가자들은 1년간 비농업 부문 고용 증가폭이 크게 하향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BMO캐피털마켓츠의 이안 린젠 미국 금리 전략가는 "아직 수정치에 대한 공식적인 컨센서스는 없다"며 "수정치가 대폭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되고 조정폭은 30만~60만명에 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번 수정치에서 비농업 고용 연간 증가폭이 최대 100만명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보기도 했다. JP모건은 약 36만명 하향을 예상했다.
이같은 영향이 반영된 듯 9월 '빅컷(50bp 금리인하)' 확률은 다시 커졌다. 고용 수정치 결과에 따라 9월 빅컷 가능성이 다시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툴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9월 50bp 인하 확률을 32.5%로 반영했다. 25bp 인하 확률은 67.5%로 줄었다.
12월 말까지 연준이 100bp 인하할 확률은 44.6%로 반영돼 여전히 가장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로 꼽히고 있다.
주요 종목 중에선 대형 제약사 일라이릴리의 주가가 3% 이상 뛰었다. 비만·당뇨병 치료제 젭바운드와 마운자로의 주성분인 터제퍼타이드(tirzepatide)가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의 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을 94% 감소시킨다는 후기 임상시험 결과를 내놓은 영향이다.
사이버 보안업계 리더 팔로알토 네트웍스는 전날 장 마감 후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분기 실적을 내놓고 가이던스를 높인 후 주가가 7% 이상 뛰었다.
엔비디아는 주가가 2% 이상 하락하며 시가총액 순위가 다시 3위로 내려갔다.
거대 기술기업 7곳인 '매그니피센트7'은 엔비디아를 제외하면 모두 보합권에서 오르내렸다.
넷플릭스는 호실적과 미국프로풋볼 리그의 중계 기대감에 힘입어 장 중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JP모건체이스는 소폭 하락하며 50년래 최장 상승 기록을 눈앞에서 놓쳤다. 이날도 상승했다면 JP모건체이스는 11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해 1972년 이후 최장 기록을 경신할 뻔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 주식은 2% 넘게 떨어졌다. 최대 주주인 버크셔해서웨이가 또다시 지분 매각 공시를 낸 여파다.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는 올해 하반기 들어 BoA의 주식을 계속 매각했고 지분 매각 대금은 총 28억달러를 넘어섰다.
미디어기업 파라마운트 글로벌은 에드가 브론프먼 주니어가 파라마운트 글로벌의 지배 지분을 보유한 지주회사 내셔널 어뮤즈먼트 인수를 위해 43억 달러 규모의 입찰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지며 주가가 2% 가까이 후퇴했다.
한편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계속 하락한다면 금리인하를 지지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그는 이날 공개 발언에서 "나의 기본 전망은 현재 통화정책 기조에서 따라 인플레이션이 더욱 하락한다는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2% 목표를 향해 지속적으로 움직인다면 "통화정책이 경제활동과 고용을 지나치게 제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연방기금금리를 점진적으로 낮추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보먼 이사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함께 연준 내 강경 매파로 분류된다. 두 사람은 최근 공개 석상에서 금리인하를 지지할 수 있다고 잇따라 시사했다.
업종별로 보면 에너지가 2.65% 급락하며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이를 제외하면 1% 이상으로 등락한 업종은 없었고 모두 보합권에서 오르내렸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1.23포인트(8.40%) 오른 15.88을 기록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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