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차 비슷한데 남직원 급여 여직원의 1.5배…게임업 격차 이유는?
올해 상반기 국내 주요 게임사 직원들의 성별 임금 격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대적으로 연봉이 높은 개발자 직군 중 남성 비율이 높다는 게 업계 이야기다. 다만 일부 게임사는 사무직군의 연봉이 개발자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사들이 게임 개발보다는 수익화를 위한 BM(사업모델)에 치중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등록된 엔씨소프트, 넷마블,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 웹젠, 위메이드. 컴투스, 펄어비스, 넥슨게임즈 등 9개 게임사의 올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게임사는 여직원보다 남직원의 급여를 높게 책정했다. 특히 위메이드, 크래프톤, 펄어비스, 넥슨게임즈는 남직원의 상반기 평균 급여가 여직원 평균 급여의 1.4~1.5배에 달했다. 성별 격차가 가장 적은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남직원 평균 급여가 여직원의 1.16배였다.
성별 임금 격차가 큰 기업들의 직원 근속연수는 남녀 모두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위메이드는 남직원 평균 2.4년, 여직원 평균 2.3년을 근무했다. 크래프톤은 남직원 3년, 여직원 2.6년이었다. 펄어비스는 남직원 4.4년, 여직원 3.7년의 근속연수를 나타냈으며 넥슨게임즈는 남직원 3.5년, 여직원 2.6년이었다.
이 같은 남녀 임금 격차는 직군별 특성이 반영되지 않은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게임사 특성상 개발자 비중이 높고, 이들은 대부분 남성으로 구성돼 있다"며 "수년 전 개발자 구인난이 심할 때 전체적인 연봉 테이블이 높아지면서 개발자 몸값이 뛰었고 그 영향이 아직까지 남아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반기보고서에 나온 근속연수는 해당 업체에서 근무한 기간일 뿐, 업계에서 쌓은 경력은 그보다 더 많은 이들이 대다수"라며 "상대적으로 이직에 거부감이 적은 게임업계 특성이 보고서의 근속연수 수치에는 잘 담기지 않는다"고 전했다.
다만 개발직군이 아닌 스탭 부서의 급여가 더 높은 업체들도 있었다. 엔씨소프트의 경우 전체 인력의 71%를 차지하는 연구개발 직군의 상반기 남직원 평균 급여가 5700만원, 여직원은 4400만원이었다. 반면 사업·경영관리 직군의 남직원 급여는 7100만원, 여직원 급여는 4100만원이었다. 사업·경영관리 남직원의 평균 근속연수는 6.8년으로, 연구개발 남직원(6,9년)보다 적었다.
엔씨소프트의 또 다른 스탭 부서인 IT·플랫폼 직군 역시 남직원 평균 6200만원, 여직원 평균 4700만원을 상반기에 수령해 남녀 모두 연구개발 직군보다 많은 급여를 받았다. 펄어비스의 경우 게임사업 남직원 상반기 평균 급여(5426만원)가 관리사무직 남직원 평균(5103만원)보다 높았으나, 여직원의 경우 게임사업 직군의 평균 급여(3712만원)가 오히려 관리사무직 여직원(4466만원)보다 낮았다.
업계 관계자는 "엔씨소프트의 경우 미등기 임원의 급여가 사무관리직 평균을 올리는 영향을 줬을 것"이라며 "구조조정 과정에서 상반기 퇴직한 임원들의 퇴직금 효과도 살펴봐야 한다"고 바라봤다. 반기보고서상 엔씨소프트의 미등기임원은 71명으로 나타나지만, 실제 명단에는 65명만 이름이 올라와 있다. 상반기 6명의 임원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펄어비스의 경우에는 게임사에서 상대적으로 적은 급여를 받는 디자인 직군의 급여가 게임사업부문 여직원의 평균 급여를 낮추는 효과를 불러왔을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흔히 '코딩'으로 불리는 개발직군에는 남직원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디자인이나 아트 부문에서는 여직원 비율이 높은 곳이 많다"며 "펄어비스의 직군별 여성 임금 격차에는 그러한 상황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무관리직의 급여가 높게 나타난 엔씨소프트 등의 보고서를 '스탭 부서의 과대화'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게임 개발에 투입되는 인력에 비해, 게임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마케팅부서 등의 역할이 커지면서 이들에 대한 처우가 개발직군을 앞질렀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산 게임들이 천편일률적인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를 만들어내고, 확률형 아이템 등으로 단기간의 수익 극대화에 치중하다보니 마케팅이나 BM기획 등 스탭부서의 덩치가 커지고 조직 내 입지가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며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게임 경쟁력의 근간인 '재미'를 놓치고, 유저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며 회사가 경영 부진에 빠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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