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타에 지친 소녀들 "차라리 불 지르고 도망치자"…40명 앗아간 비극[뉴스속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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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불을 지른 목적은 탈출이었다.
하지만 1962년 개원 이래 배출된 수료생 4980여명 중에서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은 약 20%에 불과했다.
그동안 불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고, 유독가스는 기숙사 전체로 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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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하지만 1962년 개원 이래 배출된 수료생 4980여명 중에서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은 약 20%에 불과했다. 매일 3시간씩 시대에 뒤떨어진 기술 수업이 이뤄졌다. 이에 교육 효과에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는 끊이지 않았다.
가혹행위까지 일어났다. 말을 듣지 않는 원생들을 향한 욕설과 구타는 비일비재했다. 체조 시간에 친구에게 웃으며 아는 척을 하면 뺨을 맞았다.
심각한 인권유린 피해도 발생했다. 학원 측은 원생들의 편지를 검열하고, 기숙사 문과 창문에 쇠창살을 설치하는 등 인권침해를 일삼았다. 외부에는 경비견과 청원경찰을 배치해 원생들의 탈주도 막았다. 교화를 명목으로 외부와의 접촉을 철저하게 차단한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계획은 실패로 돌아갔다. 원생들은 기숙사 건물 1, 2층 숙소에 불을 내고 탈출을 시도했으나 예상과 달리 출입문과 비상구는 열리지 않았다. 청원경찰은 열쇠를 가지고 있지 않아 문을 열어주지 못했다.
그동안 불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고, 유독가스는 기숙사 전체로 퍼져갔다. 평소 화재 대피 훈련을 받은 적이 없는 원생들은 우왕좌왕하며 출입문으로 몰려들었다.
화재경보기는 직원이 시끄럽다는 이유로 꺼뒀기 때문에 울리지 않았다. 소화기 대다수는 이미 소화액이 다 굳어버린 상태였다. 쇠창살로 기숙사 창문을 막은 것은 화재 피해를 더욱 키웠다. 다행히 1층 문은 열렸지만 2층에 있던 원생들은 출입문 옆에 있는 화장실로 대피할 수밖에 없었다.
화재는 1시간 만에 진화됐다. 소방관들이 바깥 쇠창살을 뜯어내고 화장실 안으로 진입했을 때는 모두 정신을 잃은 뒤였다. 이 화재로 원생 40명이 질식해 사망했다.
막대한 인명 피해를 낸 경기여자기술학원은 사건 이후 폐쇄됐다. 이후 경기도는 해당 부지에 경기도 여성능력개발센터를 설립했다.
방화를 저지른 소녀 17명 중 형사 미성년자인 13세 원생을 제외한 나머지는 현주 건조물 방화 치사 및 치상 혐의로 구속돼 소년부 송치됐다. 원장과 직원은 징역 1년 6개월,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각각 선고받았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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