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 없는’ 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신간]
에이트 베어스
글로리아 디키 지음·방수연 옮김·알레·2만2000원
우리는 곰을 보고 귀여움과 친근감을 느낀다. 단군신화 속 ‘웅녀’를 비롯해 곰에 얽힌 설화도 많아 인간에 친숙한 동물이다. 곰이 멸종위기에 있다는 사실 또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곰이 어떤 생태환경에서 어떤 위기를 맞고 있는지 얼마나 알고 있을까.
지구상에는 8종의 곰이 있다. 로이터통신 기후·환경 분야 특파원인 저자가 사료와 현장 탐사를 바탕으로 8종의 곰에 관해 썼다. 생존과 번성이 어려운 대왕판다, 터전을 잃어가는 안경곰, 웅담 채취 농장에서 사육된 반달가슴곰, 서식지를 배회하는 느림보곰, 해빙 감소로 멸종위기에 처한 북극곰의 이야기다. 서식지가 파괴된 탓에 곰이 사는 곳이 인간 거주지와 가까워지면서 위기는 더 커졌다. 인간과 충돌해 죽는 미국흑곰과 불곰이 그렇다. 저자는 “곰은 죄가 없다”고 말한다. 그는 8종의 곰 가운데 이번 세기말까지 번성할 곰은 대왕판다와 미국흑곰, 불곰 등 셋뿐이라고 전한다. 곰이 살 수 없는 지구에서 인간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저자는 곰과 인간의 ‘공존의 길’을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간을 걷다, 모던 서울
건국대학교 통일인문학연구단 지음·지식의날개·2만3000원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연구진이 일제강점기 ‘모던(근현대) 서울’의 공간을 걸으며 ‘식민, 분단, 이산의 기억과 치유’를 풀어냈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에 등장하는 화신상가(현 종로타워) 등 ‘식민지 수도 경성’의 공간, 김구 선생의 경교장과 여운형 선생의 조선건국준비위원회 본부터 등 분단체제 극복을 위해 애쓴 역사적 장소, 일본 제국의 식민지 자본화의 상징적 공간인 용산·영등포 공업기지(현 용산역 철도 정비창 부지·경방 타임스퀘어) 등 100여 곳을 함께 돌아본다. 공간과 얽힌 인물, 사건을 해석하고 문헌 자료와 사진을 풍부하게 담았다.
중국필패
야성 황 지음·박누리 옮김·생각의힘·3만2000원
미국 내 중국 전문가인 야성 황 MIT 슬론 경영대학원 교수가 중국을 이해하기 위한 새로운 공식을 제시한다. 시험, 독재, 안정, 기술 등 네 가지를 중국 부상의 토대로 주목한다. 시진핑 시대 중국에서도 이 공식이 유효한 것인가 질문한다.
평등의 짧은 역사
토마 피케티 지음·전미연 옮김·그러나·2만2000원
<21세기 자본>으로 잘 알려진 토마 피케티가 불평등의 역사를 주제로 쓴, 1000쪽에 달하는 책 3권을 1권으로 정리했다. 노예제와 식민주의, 자본주의, 신자유주의 등이 야기한 불평등의 문제를 다룬다. 현실적 차원에서 평등을 향한 방향을 제시한다.
성격 좋다는 말에 가려진 것들
이지안 지음·한겨레출판·1만8800원
괜찮지 않은 순간에도 ‘괜찮다’ 말한다면, 상대방의 제안을 거절하기 어렵다면 정작 자신을 돌보지 않는 것일 수 있다. 임상심리전문가인 저자가 ‘자기 허용’ 심리에 관해 썼다. 부정적 감정을 이해하고, 자신을 지키며 타인과 관계 맺는 법을 안내한다.
김향미 기자 sokh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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