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의 경영자→재계 대변인… 무게감 증명한 류진 풍산 회장
류 회장은 오는 22일 취임 1년을 맞는다. 앞서 류 회장은 지난해 8월22일 임시총회를 통홰 한경협 제39대 회장에 취임했다. 한경협이 중대한 변화의 기로에 놓인 상황이었다. 정경유착의 꼬리표를 떼어내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 존경받고 사랑받는 단체로 거듭나야하는 막중한 과제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류 회장의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경협은 1961년 이병철 삼성 창업주 주도로 기업인 13명이 설립해 출범한 단체다. 초대 회장을 맡은 이병철 창업주에 이어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구자경 LG그룹 회장,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 허창수 GS 명예회장 등 국내 10위권 내 대기업 총수가 맡아왔다.
반면 류 회장은 재계 순위 70위권 안팎의 중견기업 풍산그룹의 회장이다. 기업간거래(B2B)가 전부인 방산기업 특성상 풍산그룹에 대해 알려진 게 없는 데다 류 회장 역시 대외적으로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아 '은둔의 경영자'로 불려왔다. 한경협의 쇄신을 이끌기엔 존재감이 부족하지 않냐는 의구심이 뒤따랐던 이유다.
하지만 류 회장은 "오히려 큰 재벌이 아니기 때문에 위(대기업)와 아래(중소·중견기업)을 연결해 줄 수 있기에 마이너스보다 플러스"라며 우려를 일축했다.
류 회장은 탄탄한 국내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성공적인 쇄신을 이끌고 있다. 류 회장은 4대그룹 총수들과의 친분도 두텁다. 4대그룹은 2016년 국정농단 사태에 한경협이 연루된 이후 회원사를 탈퇴했다. 협회 운영에 필요한 막대한 회비를 납부하는 곳이기에 4대그룹의 완전한 복귀는 한경협 위상 회복의 핵심 과제로 인식됐다.
4대그룹은 지난해 한경협 출범과 동시에 회원사로 복귀했다. 최근엔 현대차가 회비를 납부했고 SK와 LG도 조만간 납부할 예정이다. 이 같은 4대그룹의 복귀 배경에는 류 회장의 네트워크가 바탕이 됐다는 후문이다.
외연도 확대되고 있다. 한경협은 국정농단 사태 이후 600여곳에 달하던 회원사 수가 300곳으로 반토막났지만 현재 427곳으로 회복됐다. 추가로 한경협 회원사 가입 의사를 타진하는 기업이 많아 예년의 위상회복도 시간문제라는 평가다. 한경협은 회원사 외연을 정통 제조업을 넘어 IT,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업종으로 확대해 재계 대표 단체로서 입지를 다진다는 구상이다.
대외적으로는 윤석열 대통령의 사우디와 영국 국빈방문, 국무총리의 폴란드 방문에 맞춰서 경제사절단을 파견해 수출과 투자유치에 많은 성과를 거뒀다.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의 후속 조치로 미국 상공회의소와 함께 양국 국가안보보좌관과 첨단기업들을 초청, 핵심·신흥기술 분야의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글로벌 싱크탱크로의 전환과 관련해선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싱크탱크들을 방문해 상시적인 교류와 협력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올해는 미국 상의,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경단련)와 함께 한·미·일 경제동맹을 구축한할 계획이다.
류 회장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 이후 한미관계 강화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류 회장은 미국 내 네트워크가 탄탄한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꼽힌다. 미국 공화당 민주당 유력 인사와 두루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부친인 류찬우 회장 때부터 조지 부시 전 대통령 일가와도 인연이 깊다. 이 같은 네트워크를 활용해 역대 여러 정권을 거치는 동안 한국과 미국의 가교 역할에 앞장서 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한미관계가 요동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류 회장은 낙관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다. 그는 최근 제주에서 열린 한경협 하계포럼에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한미관계가 어려워지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에 투자하는 기업은 미국 기업과 똑같이 대해 주는 면에서는 더 나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한듬 기자 mumfo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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