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상징공간' 조성한다는 서울시…'반대' 없이 순항할까

권혜정 기자 2024. 8. 21.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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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광화문광장에 100m 높이의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하려다 각종 반대에 막혀 한 차례 계획을 접었던 서울시가 시민 의견 등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대표 공간'을 조성하기로 했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전날 지난달 15일부터 한 달 동안 '국가상징공간' 조성과 관련해 접수된 시민 의견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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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동안 시민의견 접수…찬성 59%·반대 40%
접수된 시민의견 522건 불과
20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서울시 관계자가 향후계획 관련 자료를 바라보고 있다. 2024.8.20/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서울 광화문광장에 100m 높이의 태극기 게양대를 설치하려다 각종 반대에 막혀 한 차례 계획을 접었던 서울시가 시민 의견 등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대표 공간'을 조성하기로 했다.

시는 6·25 참전용사 등을 기리는 공간을 조성한다는 방침이지만 이번 발표의 근거가 된 시민의견도 총 500여 건에 불과해 앞서 한차례 불거진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1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전날 지난달 15일부터 한 달 동안 '국가상징공간' 조성과 관련해 접수된 시민 의견을 공개했다. 총 522건의 의견이 접수된 가운데 '국가상징공간' 조성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59%, 반대하는 의견은 40%로 나타났다.

시는 의견 수렴 결과 대다수의 시민이 국가상징공간 조성 필요성에 공감하는 것으로 판단, 6·25 당시 '자유'와 '평화'를 지키기 위해 희생한 전세계 젊은이들의 헌신을 담는 것으로 국가상징공간의 방향성을 정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현재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이순신 장군 동상과 세종대왕상이 대한민국 국가의 정체성을 보여준다고 하기에 부족하다"며 "한 달 여간의 (시민) 의견수렴 절차를 거치며 생각을 다듬을 기회를 가졌고, '자유민주주의'라는 무형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는 상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유창수 서울시 행정2부시장이 20일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광화문광장 국가상징공간 조성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시민의견수렴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2024.8.20/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시가 시민 의견을 바탕으로 새 계획을 밝혔지만 앞서 직면했던 각종 반대 의견에 또 다시 마주할 가능성이 있다. '국가주의적 설계'에 대한 지적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번 의견 수렴 결과 상징물 1위로 '태극기'가 꼽힌 만큼, 결국 국가상징공간에 들어설 상징물이 '태극기'가 될 가능성도 높다. 유창수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상징물과 관련해 여러 의견이 접수됐지만 아무래도 태극기를 활용하는 것이 가장 설득력이 있고 공감대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서울시 발표의 근거가 된 '시민의견'이 서울시민 전체를 대표할 수 있느냐는 지적도 있다. 국가상징공간 조성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59%로 과반 이상을 차지하긴 했지만 접수된 전체 의견이 522건에 불과해서다. 찬성으로 접수된 의견은 308건이다. 또 의견 수렴은 1인당 구글, 네이버 1번씩 총 2번의 참여가 가능해 중복 의사 표현도 가능했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522건 가운데 반대 의견은 40%로 210건에 달한다. '현재 광화문광장 인근에 국기게양대가 있어 추가 상징물은 불필요하다', '세종대왕상 등 기존 광화문광장에 있는 국가상징물로 광장의 역사성은 충분하기 때문에 현 광화문광장 상태 유지를 희망한다', '정책 및 예산의 우선순위를 고려한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는 등의 의견이 접수됐다.

유창수 2부시장은 "찬성이냐, 반대냐 등 설문조사를 한 것이 아니다"며 "대표성을 갖기 위한 의견 수렴이 아니라 이미 결정된 '국가상징공간' 조성과 관련해 어떠한 형태, 규모로 할 것인지에 대해 제안을 해달라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상징물에 대해서도 "그저 시민 의견을 물은 것일 뿐이지 태극기가 1위로 꼽혔다고 해서 기존 안대로 게양대가 설치되거나 하는 건 아니다"면서 "국가상징공간 조성 자체도 시민 찬반과 별개로 정부 차원에서 진행되는 사업"이라고 했다.

한편 서울시는 다음 달부터 설계공모를 추진해 내년 5월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 같은 해 9월 국가상징공간을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설계공모의 방향성으로는 △상징공간의 의미 △시민과의 소통 △조형물의 형태 및 디자인 세 가지를 제시했다.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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