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상승세 '노 브레이크'… "계속 뛴다" 기대감만 가득

이화랑 기자 2024. 8. 21.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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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대책에도 10월 금리 인하 가능성·인기 지역 희소성에 주목"
계속되는 서울 아파트값 오름세에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높아지고 있어 8·8대책 이후에도 서울 주택시장은 큰 변동없이 상승장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래픽=강지호 기자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앞으로도 주택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 심리도 높아지고 있어 전체 주택시장 흐름이 어떻게 전개될 지 주목된다.

한국은행이 지난 20일 공개한 '2024년 8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 소비자동향지수(CSI)는 118로 한 달 새 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집값 급등기였던 2021년 10월(125) 이후 2년10개월 만에 가장 크게 부푼 수치다.

주택가격전망 CSI는 1년 뒤 집값에 대한 소비자들의 판단을 보여주는 지수다. 해당 지수가 100보다 높으면 1년 뒤 주택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응답한 가구 수가 하락할 것이라고 한 가구 수보다 많다는 의미다.

주택가격전망 CSI의 역대 최고치는 2020년 12월의 132, 최저치는 2022년 11월의 61이었다. 이 지수는 지난해 말부터 줄곧 100 이하에 머무르다 지난 4월(101)에 다시 100을 넘어섰다. 이후 ▲5월 101 ▲6월 108 ▲7월 115 ▲8월 118로 오름세가 지속됐다.

소비자 심리를 총체적으로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100.8로 전월 대비 2.8포인트 하락한 것과 대비된다.

6개 주요 CSI로 산출하는 경제심리지표인 CCSI는 기준값 100을 웃돌면 낙관적, 이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뜻한다. 한은은 미국 경기 침체 우려 등에 따른 주가 급락, 이커머스 대규모 미정산 등의 영향으로 CCSI가 내린 것으로 봤다.

주택가격전망 CSI 오름세는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 증가하고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자 주택가격 상승 기대 또한 높아진 결과로 풀이된다. 한은은 정부가 지난 8일 내놓은 부동산 대책과 대출 관련 규제가 지수 향방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평가한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아파트 가격이 계속 상승세라 소비자들의 기대 심리도 계속 올라갈 수 있지만 정부의 8·8 대책이 나오고 다음달부터 2차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이 예정돼 있어 추이는 계속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사 기간 후반에 장기 공급 대책이 발표돼 지수에 관련 영향이 바로 반영되지 않았지만 다음달에는 조금 반영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은에 따르면 해당 조사 기간은 지난 6~13일까지이며 초반 사흘 동안 응답의 약 80%가 들어왔다.


8·8대책에도 서울 아파트값 21주 연속↑… "상승장에선 기대심리 더 커져"


서울 아파트값의 멈출 줄 모르는 상승세가 이어지자 주택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도 높아지는 모습이다. 사진은 서울시내 아파트 한 밀집 지역. /사진=뉴시스
시장에서는 주택가격전망 CSI가 통상 1~2개월 뒤 집값을 반영한다고 본다. 한은은 2013년 1월부터 지난 6월까지의 수치를 분석한 결과 주택가격전망 CSI는 조사 시점으로부터 1~2개월 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들의 상관계수는 1개월 뒤 0.869, 2개월 뒤 0.802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상관계수란 두 수치 사이의 연관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1과 1 사이에 있다. 절댓값의 크기가 1에 가까울수록 두 수치의 연관성이 높아진다. 통상 상관계수가 0.5보다 크면 높은 연관이 있음을 의미한다.

한은은 주택가격전망 CSI가 전월보다 높아질 경우 1~2개월 뒤 실제 아파트 매매 가격이 오를 가능성도 함께 커진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가격은 21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둘째 주(12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32% 오르며 2018년 9월 둘째 주(0.45%) 이후 약 5년1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시장에서는 지금과 같은 집값 오름세가 이어진다면 기대심리도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소비자들의 기대 심리와 집값은 통상 비례해 상승장일 때는 기대 심리가 더 커진다는 분석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WM사업부 ALL 100 자문센터 부동산 수석위원은 "8·8대책 발표 이후에도 아파트 가격이 오르고 거래량이 늘어나는 걸 보면 대책이 소비자들의 심리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한 것 같다"며 "2단계 DSR 규제가 본격 시행되더라도 체감할 정도로 거래가 줄어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 수석위원은 "10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있는 상황이라 당분간 서울은 계속 상승할 것이란 기대 심리는 여전할 것"이라며 "강남이나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은 입지가 한정적이고 신축이 당분간 없다. 희소성 측면에서 시간이 지나면 가치가 더 오를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화랑 기자 hrl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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