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심쌀심] 김이 모락모락…“솥밥 짓기, 파스타보다 빠르고 쉬워요”

김보경 기자 2024. 8. 21.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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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심쌀심] (7) 맛있는 밥 먹으려면
솥 만든 재료따라 밥맛 제각각
세라믹 도자기솥 초보자 적합
30분 불린 후 물기 완전히 빼야
뚜껑 열고 세게 끓이다 불조절
전자레인지·냄비 이용해도 가능
5분간 뜸을 들인 뒤 완성된 솥밥. 강재훈 프리랜서 기자

 

우리말에선 생명과 직결된 의식주를 해결하는 데 공통적으로 ‘짓다’는 표현이 들어간다. ‘밥을 만들다’가 아닌 ‘밥을 짓는다’고 말하는 것은 밥을 해 먹는 게 의미 있고 중요해서가 아닐까. 배달음식이나 간편식 따위로 끼니를 때우기보단 김이 폴폴 나는 쌀밥 한그릇 든든히 먹어보자. 정성스럽고 맛있는 쌀밥을 해 먹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경기 여주에 있는 솥밭연구소 배수연 대표로부터 쉽고 맛있게 솥밥 짓는 방법을 들어봤다.

1) 다시마 조각을 넣어 불린 쌀. 2) 체에 받쳐 물기를 최대한 뺀 쌀을 도자기솥에 담는다. 쌀양은 1~2인 기준 150㎖다. 물은 쌀의 1~1.5배를 넣어준다. 3) 도자기솥을 불 위에 놓고 강한 불에 8분간 끓인다. 4) 쌀이 끓으면 한번씩 휘저어준다.

“솥밥 짓기가 파스타 만들기보다 훨씬 빠르고 쉬워요.”

배 대표가 두 손에 쏙 들어오는 세라믹 도자기솥을 꺼내며 말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솥도 만드는 재료에 따라 밥맛을 다르게 한다. 놋쇠로 만든 유기솥은 열전도가 빨라 밥 짓는 시간이 짧고 쌀의 단맛이 가장 잘 느껴진다. 무쇠솥과 돌솥은 열이 오르는 데 오래 걸리지만 그만큼 온기가 오래가고 구수한 향을 즐길 수 있다. 초보자에게 가장 추천하는 솥은 세라믹 도자기솥이다. 쌀의 수분을 꽉 잡고 있어 차진 밥을 지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불 조절이 쉬워 밥을 태울 걱정이 없어서다.

솥밥 짓는 걸 직접 보니 파스타보다 쉽다는 말이 이해된다. 밥 짓기에 앞서 쌀을 깨끗이 씻어 30분간 물에 불린 후 물기를 완전히 뺀다. 1∼2인분 기준 계량컵으로 쌀 150㎖에 물은 1∼1.5배를 넣어준다. 수분이 적은 꼬들꼬들한 밥을 좋아한다면 물을 쌀과 같은 양으로 넣고 촉촉한 밥을 만들려면 1.5배 정도 넣어준다.

배 대표는 “밥에 감칠맛을 더하고 싶다면 쌀을 불릴 때 다시마 한조각을 함께 넣거나 미리 다시마를 냉침해 물 대신 다시마 육수를 사용해보라”고 조언했다.

솥밥은 불 조절에 조금 신경 써야 한다. 강한 불에서 뚜껑을 열고 끓이다 물이 자작하게 남을 정도로 날아가면 불을 줄이고 뚜껑을 덮는다. 약한 불에서 2분 정도 기다린 후 5분간 뜸을 들이면 완성이다. 강한 불에서 어느 정도 수분이 날아갔을 때 밥을 저어주며 밥 상태를 확인하는데 밥이 설익은 듯하면 물을 더 넣어 밥맛을 살릴 수 있다.

15분의 짧은 기다림 끝에 솥밥이 완성됐다. 솥을 식탁 위에 올려놓고 뚜껑을 천천히 열어본다. 고슬고슬 잘 지은 밥에 하얀 김이 피어오른다. 다른 반찬 없이 밥만 먹어본다. 다시마 육수가 들어가 간간하고 쌀의 풍미가 더욱 잘 느껴진다. 배 대표는 솥밥은 맛과 영양은 물론 취향까지 담은 요리라고 표현한다.

“요즘같이 바쁜 시대엔 솥밥이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의외로 솥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어요. 편리한 전기밥솥에선 느낄 수 없는 재미가 있고 솥밥에 육수를 달리해 넣거나 제철 농산물을 다양하게 넣어서 하나의 요리로 만들어 먹을 수도 있거든요. 다른 요리에 비해 설거지거리가 거의 나오지 않는 것도 큰 장점이에요.”

배수연 ‘솥밭연구소’ 대표.

솥이 없어도 쉽게 따끈따끈한 쌀밥을 짓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대표적으로 전자레인지밥과 냄비밥이 있다.

전자레인지밥은 1인가구에 특히 유용하다. 내열 그릇에 30분간 불린 쌀과 물을 넣고 덮개나 랩을 씌워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된다. 3분 가열 후 물을 더 넣고 다시 3분 가열 후 1분가량 뜸까지 들이면 솥밥 못지않은 식감을 느낄 수 있다. 전자레인지 안에서 물이 끓어 넘치니 바닥에 넓고 오목한 그릇을 받치도록 하자.

냄비로 지은 밥도 촉촉하고 구수한 매력이 있다. 물과 쌀을 1대 1 비율로 넣고 끓이면 된다. 냄비에 밥을 지을 땐 설익지 않도록 30분 이상 물에 불린다. 냄비밥은 솥밥처럼 불 조절이 중요한데 처음엔 불을 강하게 해 부글부글 끓어오르면 약한 불로 줄여 15분간 기다리고, 물기가 마를 정도가 되면 불을 완전히 끈 후 10분간 뜸을 들이면 완성된다.

바쁜 일상이지만 따끈한 쌀밥으로 건강한 식습관도 챙기고 나만의 취향을 담은 솥밥을 직접 짓는 취미를 가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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