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개발에 숙박시설 과잉 부추겨”…제주 중산간지 ‘관광단지 개발’ 반발 거세

심재웅 기자 2024. 8. 21.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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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주시 애월읍 중산간 지역에 대기업이 주도하는 거대 관광단지 조성사업이 추진되는 가운데 도내 농어촌 민박업계에서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고봉수 한국농어촌민박협회 제주도지부장은 "대규모 관광단지사업은 환경 파괴는 물론 영세한 농어촌 민박업 종사자의 생계를 위협하는 일"이라며 "최근 경기 침체 장기화로 공실률이 치솟고 객실 단가가 하향 조정되는 마당에 설상가상으로 자본을 앞세운 공룡 기업이 새로 진출하면 산업 전체를 쇠락의 길로 접어들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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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민박업계 비판 잇따라
포화 숙박시설 과잉공급 우려
영세업자 막대한 생계 위협
애월포레스트피에프브이가 추진하는 대규모 관광단지 예정 부지로 들어서는 진입로.

제주 제주시 애월읍 중산간 지역에 대기업이 주도하는 거대 관광단지 조성사업이 추진되는 가운데 도내 농어촌 민박업계에서 반대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환경 보전이 필요한 중산간의 난개발이 우려되는 데다 이미 포화상태인 지역 숙박업계에 대규모 객실이 추가 공급되면 산업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주장이다.

고봉수 한국농어촌민박협회 제주도지부장은 “대규모 관광단지사업은 환경 파괴는 물론 영세한 농어촌 민박업 종사자의 생계를 위협하는 일”이라며 “최근 경기 침체 장기화로 공실률이 치솟고 객실 단가가 하향 조정되는 마당에 설상가상으로 자본을 앞세운 공룡 기업이 새로 진출하면 산업 전체를 쇠락의 길로 접어들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농어촌에 거주하는 민박업 종사자가 사업을 접고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면 지역소멸을 가속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고 지부장은 “현재 도내 농어촌 민박업주는 6000여명이고, 이들의 가족까지 고려하면 관련 인구는 1만명을 훌쩍 넘는다”며 “경영악화로 올해만 200곳 이상 폐업했고, 추가로 문을 닫는 업체가 속출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들은 대부분 도시 등 다른 지역으로 떠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마 위에 오른 이 사업은 애월읍 상가리 일대에 대규모 관광단지를 조성하는 게 주된 내용으로 애월포레스트피에프브이(PFV·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가 진행을 도맡는다. 애월포레스트피에프브이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62%)와 한화투자증권(10%)이 지분 72%를 소유한 회사다.

사업 계획에 따르면 관광단지 안에는 총 1090실 규모의 숙박시설은 물론 스크린골프장·승마체험장 같은 운동·오락 시설과 테마파크·워케이션라운지 등 휴양·문화 시설이 들어설 전망이다. 부지면적은 약 125만㎡(37만8125평)로 사업비는 1조7000억원에 달한다. 완공 예정 시기는 2036년말이다.

제주도는 최근 이 사업 전략환경영향평가 평가항목을 공고해 주민 의견을 수렴했으며, 시행사는 이에 따른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을 작성해 9월쯤 도에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고 지부장은 “이런 큰 사업이 농어촌 민박업계나 환경단체 반대로 중단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행정이 이 사안을 투자 유치로만 바라볼 게 아니라 약자의 목소리도 귀담아듣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한편에선 이런 대규모 관광단지 조성사업이 추진될 때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숙박시설을 우선 건축해 영업을 시작한 후 자금 조달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수익성이 낮은 문화시설 조성 계획 등을 미루거나 철회하는 꼼수가 빈번했던 만큼 철저한 사업성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양애옥 도 관광산업과장은 “숙박시설 공급과잉 문제를 인지하고 있으며, 전문가집단 자문과 관계자 토론을 통해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환경 부담을 최소화하도록 관련 법과 절차를 철저히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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