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 위한 산책? 폭염땐 ‘개고생’

박상현 기자 2024. 8. 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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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노면 온도 40도 내외
강아지 땀샘, 발바닥과 코끝
아스팔트 걷다 화상 입거나 더위 먹을수도
무더위가 이어진 20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야외주차장에 차량들이 햇빛을 피해 그늘아래 주차돼 있다. 열화상 카메라는 온도가 높을수록 붉은색으로 나타나며 상대적으로 온도가 낮은 곳은 푸른색으로 나타난다.(열화상 카메라 촬영) /뉴스1

20일 오후 경기 김포의 한 동물병원. 발바닥에 화상을 입은 강아지에게 수의사가 연고를 발라주고 있었다. 강아지는 물그릇을 코앞까지 대줘도 잘 마시지 못했다. 해가 뜨기 전 산책을 시켰는데도 발바닥에 화상을 입고 더위를 먹은 것이다. 이동근 수의사는 “강아지는 체온 조절하는 땀샘이 발바닥에 있어 펄펄 끓는 아스팔트 위를 걷게 하는 건 짧은 시간이라도 위험하다”고 했다.

연일 찜통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온열 질환에 걸리는 반려동물도 늘어나고 있다. 특히 ‘한낮만 피하면 된다’는 생각에 오전 시간대 산책을 시켰다가 더위 먹는 경우가 많다. 밤에도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올여름엔 밤사이 기온이 크게 떨어지지 않으면서 오전부터 노면 온도가 40도 내외로 오르기 때문이다.

일러스트=이철원

19일 서울 송월동 기준 노면 온도는 오전 8시에 30.1도를 기록했고, 3시간 뒤인 11시엔 42.7도까지 상승했다. 체감 더위는 햇볕이 땅에서 반사돼 올라오는 복사열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땅과 더 가까이 있는 반려동물은 사람보다 무더위에 취약할 수 있다. 네 발을 딛고 선 소형견(25~35㎝)과 대형견(50~60㎝)의 높이를 감안할 때, 사람보다 체감 기온이 높을 수밖에 없다. 뜨거운 바닥을 맨발로 딛고 있으면 열이 몸에 더 빠르게 퍼진다. 반려동물은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넘어가면 뇌 세포 파괴와 장기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강아지 피부에는 땀샘이 발바닥과 코끝에 있다. 땀샘 위치 때문에 더워도 별로 표시가 안 난다.

강아지가 평소보다 심하게 헉헉거리거나 끈적이는 침을 많이 흘리고 잇몸이 붉어지면 열사병일 수 있다. 이럴 땐 너무 차갑지 않은 물을 수건에 적셔 강아지 몸에 감은 후 인근 동물병원을 찾는 게 좋다.

일반적으로 강아지는 하루 30분 내외의 산책이 필요하다. 한여름에도 예외는 아니다. 전문가들은 “폭염 땐 한 번에 10~15분 정도씩 가볍게 산책에 나서는 게 좋다”며 “시간대는 해가 완전히 떨어진 후가 안전하다”고 말한다. 물을 충분히 줘 탈수를 방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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