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월, 이월…학생 인건비 '5500억' 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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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교수 등 국가 R&D(연구·개발) 사업의 연구책임자가 학생 인건비로 지급된 예산을 당해연도에 소진하지 않고 이월해 쌓아둔 금액이 지난해 5500억원을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한 해 학생 인건비 지출액은 연구실별 과제 형태, 학생 연구자 수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학생 인건비 지출액이 연평균 약 5000만원이라고 한다면 연구책임자 10명 중 2명은 1억 5000만원에 이르는 적립금을 쌓아둔 채 사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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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새 800억 증가…10명 중 2명은 '3년치' 적립
대학 교수 등 국가 R&D(연구·개발) 사업의 연구책임자가 학생 인건비로 지급된 예산을 당해연도에 소진하지 않고 이월해 쌓아둔 금액이 지난해 5500억원을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학생 인건비 1년치 지출액의 약 3배에 이르는 예산을 '쌓아두기'만 한 연구책임자의 비중도 20%를 웃도는 것으로 드러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대학 및 4대 과학기술원(DGIST·GIST·KAIST·UNIST) 등 국내 학생 인건비 관리기관 60여곳을 대상으로 2022년부터 2024년 초까지 학생 인건비 지급현황을 조사한 결과다. 학교별로 관리시스템에 입력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했다.
국가 R&D과제 참여로 받은 예산 중 2022년 학생 인건비로 지출한 총액보다 2023년 초 기준 쌓아둔 금액이 더 많은 연구책임자는 전체 2만2400여명 중 37.2%(8300명)에 달했다. 이 중 학생 인건비 3년치 지출액에 맞먹는 금액을 그대로 적립 중인 연구책임자가 20% 이상이었다. 한 해 학생 인건비 지출액은 연구실별 과제 형태, 학생 연구자 수에 따라 천차만별이지만 학생 인건비 지출액이 연평균 약 5000만원이라고 한다면 연구책임자 10명 중 2명은 1억 5000만원에 이르는 적립금을 쌓아둔 채 사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정부는 R&D과제 예산 중 학생 인건비 잔액만큼은 연구과제가 종료되더라도 이월해 사용할 수 있도록 특례로 정했다. 일시적으로 과제가 끊기더라도 이월해둔 적립금을 사용해 학생 연구자의 생활비를 보장하라는 취지다.
현행법상 연구책임자는 학위과정별 기준금액 이상으로 학생 인건비를 계상해야 한다. 기준금액은 학사과정 130만원, 석사과정 220만원, 박사과정 300만원으로 각 학생 연구자는 매월 기준금액의 최소 10% 이상 받아야 한다. 석사 학생 연구자의 경우 매월 최소 22만원, 박사는 최소 월 30만원을 받는 것이다.
과기정통부 통계에 따르면 국내 대학 60여곳에서 매해 이월돼 누적된 총적립금은 2023년 초 약 5500억원이었다. 2022년 초 약 4700억원이던 이월액과 비교하면 1년 새 800억원 정도 증가한 셈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올해 초 적립액의 경우 학교별 데이터 입력이 완료되지 않아 정확한 수치를 공개할 수 없지만 2023년 초 대비 더 증가했다"며 "과제수주 여부가 불확실하더라도 학생 인건비를 지급할 수 있도록 적립제도를 도입했음에도 실제 적립액을 학생 인건비로 사용하는 비율은 낮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내년 이공계 석사생에게 월 80만원, 박사생에게 월 110만원의 생활비를 지급하는 안을 골자로 한 '이공계생연구장려금'(한국형 스타이펜드) 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이에 앞서 학생 인건비 이월제에서 발생한 '적체현상'을 먼저 보완한다는 방침이다.
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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