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난공사 울릉 공항 2년 지연, 비슷한 공법 가덕도 공항은 괜찮나
울릉공항 개항이 공사 지연으로 2026년 상반기 개항이 2년 늦춰졌다. 공사 진척이 예상보다 더딘 것이다. 울릉공항은 가덕도 신공항의 사전 테스트 현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근 산을 깎아 바다를 메워 육해상에 걸쳐 활주로와 여객터미널을 지는 방식에서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 공항의 개항 일정이 2년이나 늦춰졌다면 가덕도 신공항 일정도 문제없는지 검토해봐야 한다.
가덕도 신공항은 애초 2035년 개항을 추진했는데 부산 엑스포 유치전 과정에서 2029년 12월로 일정을 무려 5년 이상 앞당겼다. 공사 기간 단축을 위해 공항 전체를 해상에 지으려던 계획을 수정, 산을 깎아 육해상에 걸쳐 짓는 것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지반이 불균등하게 내려앉는 부등 침하 가능성 탓에 계획 검토 단계에서 배제했던 방식을 되살려낸 것이다. 무리한 일정과 난공사에 따른 위험 부담이 너무 커지자 건설사들이 참여를 꺼리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달 말 3차 입찰 공고를 내면서 공사 기간을 7년으로 1년 연장했지만 19일 부지 조성 공사 3차 입찰마저 유찰됐다.
울릉공항은 50인승 소형 항공기 전용 공항으로 활주로 길이가 1200m다. 가덕도 신공항은 3500m 활주로가 2개다. 공사비는 울릉공항의 20배다. 공사 현장의 평균 수심은 각각 울릉이 23미터, 가덕도 20미터로 큰 차이가 없다. 소형 울릉공항을 짓는 데 공사 기간이 7년으로 늘어났는데, 전체 면적이 15배가 넘는 대형 공항을 같은 기간에 짓는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다. 인천공항의 경우 1단계 건설에만 9년이 걸렸다.
부산 엑스포 유치에 실패해 가덕도 신공항을 무리해 조기 완공해야 할 이유도 없어졌다. 그럼에도 정부는 2029년 12월 개항이라는 비현실적인 목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부분 개항한다는 발표도 나왔다. 한쪽은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데 바로 옆에서 토목 공사를 계속한다는 것이다. 건설회사들이 공사를 맡겠다고 나서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 정부는 조기 완공에 대한 집착을 버리고 가덕도 신공항의 경제성, 안전성을 확보하는 방안에 대해 다시 논의하기 바란다. 무리하게 공사를 하다 지반 침하 같은 문제라도 생기면 감당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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