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중 집 무단침입→카메라 밀어붙여..사생활 침해 어디까지 [Oh!쎈 초점]

[OSEN=김나연 기자] 스타들의 사생활 침해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한혜진은 15일 업로드 된 유튜브 영상에서 "하루종일 사생활 노출하기, 혹은 하루종일 노출로 생활하기"라는 밸런스게임 질문에 "하루농일 노출"을 꼽으며 "사생활은 지긋지긋하다"고 절규했다. 그는 지난해 강원도 홍천에 있는 500평 규모의 땅에 별장을 짓고, 농촌 라이프를 담은 콘텐츠를 업로드해 왔던 바 있다. 하지만 SBS '미운 우리 새끼'를 통해 한혜진의 별장이 전파까지 타자 이를 보고 별장에 직접 찾아와 무단침입하는 이들이 종종 생겨나 골머리를 앓았다.

처음 문제를 알린 것은 올해 1월 공개된 '짠한형' 영상에서였다. 당시 한혜진은 "얼마전에 집에 혼자 있는데 벽이 통창이다. 집 앞에 파이어핏으로 디자인해둔 곳이 있는데 어떤 중년 내외분이 차를 마시고 사진을 찍고 계시더라. 앞에 주차도 해놓으셨다. 유튜브랑 TV를 보고 찾아왔다고 하시더라. 개인 사유지라서 나가달라고 정중하게 부탁 드렸는데 '알겠어요 나갈게요' 하더니 계곡쪽으로 내려가시더라"라고 털어놨다.

이어 4월에는 별장 마당까지 들어온 자동차 사진을 찍어 올리며 "부탁드려요. 찾아오지 말아주세요. 여기 CCTV로 번호판까지 다 녹화돼요. 부탁드립니다. 무서워요"라고 호소했다. 결국 한혜진은 계속되는 피해에 담장을 세우기로 한 사실을 알렸다. 그는 6월 영상에서 "홍천 집이 9~10개월 됐다. 집을 지으면서 울타리와 대문을 하자는 이야기를 시공사 쪽에서 계속했다. 세 팀이나 찾아오는 걸 보고 '(그때) 울타리랑 대문 안했지?' 싶었다"라고 후회했다.

특히 한혜진은 "집에 혼자 조용히 있었다. 샤워를 하고 머리를 막 말리고 있는데 차 문 닫는 소리가 나는거다. 너무 무서웠다. 옷을 주섬주섬 입고 갔더니 아저씨, 아줌마 4명이 와있는거야. 둘러보고 막 그러더라. '쉬려고 와있으니까 오시면 안돼요' 하고 정확하게 4번 얘기했다. 똑같은 말을. 나가면서 뭐라고 하는지 알아? '이제 TV 안 볼거예요'라고 하더라. 약간 좀 눈물났다. 되게 우울했다"며 "찾아오면 찾아오는거지 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경험하니까 많이 당황스러웠고 무서웠다. 엄청 소리에 예민해진다"고 고통을 전했다.

한혜진에 앞서 이효리, 이상순 부부 역시 2018년 JTBC '효리네 민박' 방송 당시 비슷한 피해를 입었다. '효리네 민박'은 이효리, 이상순 부부가 제주도 자택에서 촬영한 것으로, 이로 인해 방송이 끝난 뒤에도 관광객들이 무단으로 집을 찾아오는 등의 사생활 침해를 겪었다.

이상순은 개인 계정을 통해 "우리가 이곳에서 방송을 찍기로 결정했고 뒷감당도 우리가 해야한다고 생각은 했지만 너무 많은 분들이 찾아오시는 바람에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 지경"이라며 "사생활은 지켜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그럼에도 피해는 계속됐고, 결국 JTBC 측이 해당 부지와 자택을 매입하는 것으로 상황을 종결시켰다. 이는 차후 카페를 운영하는 법인에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나래도 2021년 55억원에 낙찰받았던 이태원동의 166평짜리 단독주택을 MBC '나 혼자 산다' 등을 통해 공개했다가 무단침입 피해를 입어야 했다. 그는 7월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상담소'에서 사생활 침해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던 중 "일상을 보여주는 관찰예능을 하다 보니 집이 오픈되는 경우가 있다"며 "집에 있다 보면 집 앞에서 사람들이 '박나래 집이다'라고 말하는 소리가 드린다. 그건 괜찮은데 어떤 목적을 갖고 나를 만나겠다고 10시간이고 기다리고 있으면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한 번은 엄마가 지인인줄 알고 문을 열어주기도 했는데 모르는 사람이었다. (찾아와서) 돈을 빌려달라는 사람도 있고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겠다"고 밝혀 충격을 안겼다.

흔히 말하는 '사생팬'의 경우 스토킹방지법 시행으로 처벌이 강화되면서 스타들 역시 선처 없는 강경 대응을 이어가고 있다. 비와 김태희 부부의 자택을 여러차례 찾아가 초인종을 누르는 등의 피해를 입힌 40대 여성은 징역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고, 개그맨 장동민의 주택 외벽과 창문, 승용차 등에 수십차례 돌을 던진 40대 남성은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받기도 했다.

다만 문제는, 스토킹에 해당하는 어떠한 의도가 없더라도 일상 곳곳에서 스타들에 대한 사생활 침해가 만연해 있다는 점이다. 아이브 장원영은 최근 팬 소통 플랫폼 버블을 통해 "내가 가끔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고 있을 때 태어나서 처음 보는 사람이 내게 핸드폰이나 카메라부터 밀어붙이면 조금 당황스럽다. 다정하고, 조금 날 배려해주면 너무너무 고마울 것"이라며 사생활 보호에 대한 조심스러운 바람을 전했던 바 있다.

스토킹범죄 처벌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스토킹 행위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한 사람이 아무런 악의없이 사생활 침해 행위를 한 번 하더라도, 그 인원이 여러명 쌓이다 보면 결국 피해자는 지속적으로 고통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 처한다. 결국 스타 본인이 느끼는 피해의 총량은 스토킹과 다를 바 없는 셈다.

유명인일수록 주위 시선을 완전히 차단하고 은둔하지 않는 이상 어디를 가든 사생활이 온전히 지켜지기 어려운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그 사생활을 당당히 침해하는 것까지 용인되는 것을 옳다고 할 수 있을까. 실제 스타들이 개인적으로 휴가나 데이트를 즐기는 모습이 목격담과 몰래 찍은 사진으로 박제되는 경우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당사자가 나쁜 의도가 없다고 해서 '어쩔수 없는 일'이나 '그럴 수도 있지'라며 가벼이 넘어간다면 그 피해 범위는 무단침입을 넘어 끝도없이 늘어날 것임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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