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주택 노리는 현금부자는 노났네”…강남·마용성 여전히 정조준
서민·직장인 실수요자 많은
서울 외곽은 매수심리 잡힐듯
정부가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우선적으로 스트레스 금리를 상향 적용하기로 발표한 20일 서울 서초 반포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출이 줄어들면 단기적으로 수요가 줄어들 수는 있지만 이미 금리 인하가 기대되는 상황이라 큰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가 급등한 수도권 집값을 잡기 위해 수도권에만 더 높은 금리를 적용하는 ‘핀셋 규제’를 발표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투자와 실거주 수요가 쏠리는 서울 강남 3구,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을 비롯한 고가 지역은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관측했다. 공급 부족과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매수심리가 높아진 상황이어서 스트레스 DSR 규제로는 ‘상승 흐름’을 멈추기는 역부족이라고 설명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약한 서민·직장인들이 실제 대출을 일으켜 실거주하는 ‘중저가 주택’은 매수심리를 억누르는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이미 매수심리가 최고조에 이르고 공급부족, 금리인하 기대감 등 상승 흐름이 강해졌기 때문에 스트레스 DSR만으로 가격을 잡을 수는 없다”고 했다. 고 교수는 “특히 우리나라는 전세제도가 있기 때문에 전세를 안고 집을 얼마든지 살 수 있어, 매수세가 몰리는 지역은 이 정도 규제의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했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 집값은 공급 부족과 분양가 상승, 하반기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 등으로 매수 압박이 커지면서 상승하고 있다. 이러한 상승 압력이 변하지 않은 가운데, 대출 금액만 적어졌다고 집값이 잡힐지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전세 매물 감소로 전셋값이 뛰면서 전세가율이 오르고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53.9%로, 표본 개편이 있었던 2022년 11월(53.9%) 이후 1년 8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전세가율이 오르면 집을 사는데 자기 자본이 덜 들어가 ‘갭투자’가 늘게 된다.
고 교수는 “금리를 올리고 대출을 줄여도 사야겠다 하는 사람들은 전세 끼고 살 수 있다. 지금 인기 지역은 불안심리와 똘똘한 한 채가 맞물려서 매수세가 붙고 있는데 스트레스 DSR이 상승 요인을 약하게 하는 데 큰 영향이 없다”고 했다.
집값 상승 원인과 동떨어진 대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상승은 서울에서도 강남 3구와 용산, 마·용·성 등 고가 지역과 신축 중심으로 집값이 뛰는 게 특징이다. 지난달에는 서울 지역 5년 이내 신축 아파트값이 전달 대비 2.34% 올랐다. 2012년 아파트 연령별 통계가 작성된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특히 서초·강남·송파·강동 등 강남 동남권 지역의 신축 아파트값 상승 폭은 한 달 만에 3.54%나 치솟았다. 마·용·성 등 강북 인기 지역의 신축 아파트값 상승 폭도 2.72%에 달했다.
서울 인기 입지의 신축은 15억원 초과 아파트로 현금이 충분한 자산가, 고소득 근로자들이 주 수요층이다. 스트레스 DSR가 강화되더라도 고가 아파트 수요층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란 분석이다. 서울 강동구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2년 전 15억원 초과 대출이 풀리면서 상급지 매수세가 급증하고 있다. 지방 부자와 고소득 연봉자는 DSR 강화로는 타격이 거의 없다”며 “오히려 서울 외곽에라도 집을 사려던 직장인들은 대출 한도가 줄어들어 내 집 마련에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했다.
서민들 수요가 몰린 중저가 지역은 살아나는 매수세가 다시 주춤해질 것으로 보인다. 노원구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금리가 내린다고 하니 거래가 인제야 조금 살아나고 있는데 대출 강화된다고 하면 매수 문의는 줄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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