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쓰러져도 나몰라라…청년 울린 경기도 해외연수
[앵커]
경기도에서 형편이 어려운 청년들을 위해 마련한 해외연수프로그램이 참가자들의 안전을 등한시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한 청년이 미국 연수 중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갔는데 인솔자가 오지 않아 큰 어려움을 겪었다는 겁니다.
구경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경기도의 저소득 청년을 위한 해외연수에 합격한 지해나 씨.
미국 샌디에이고 대학으로 4주간 연수를 갔는데 맹장염 의심 증상으로 학교 안에서 쓰러졌습니다.
학교 보건실을 거쳐 병원 응급실로 보내졌는데, 인솔자로 동행한 경기도 공무원은 병원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지해나/경기청년사다리 참여자 : "저는 말도 안 통하고, 여기서 무슨 처치를 하는지도 모르겠고, 무슨 검사는 계속 하고 있는데 저는 돈이 얼마가 나올지도 모르고 불안하고."]
4차례나 응급실에 가도록 인솔자는 통역 서비스를 이용하라거나, 먼저 입원한 참여자를 대신 돌봐달라는 문자만 보냈습니다.
병원 측이 퇴원 조건으로 인솔자 동행을 요구해도 연락이 안 돼 한국에 있는 담당자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했습니다.
결국, 연수 도중 돌아온 지 씨의 의무기록엔 3만 1,200달러, 4,300만 원의 진료비가 찍혔습니다.
이 중 개인부담금이 얼마일지 문의했지만 성의 없는 대답만 들었습니다.
[지해나/경기청년사다리 참여자 : '(경기도에서) 개인이 아픈 건 개인이 알아서 처리를 해야 된다' 또 다른 빚을 내서 병원비를 갚아야 하는 상황이 되는 건데 그러면 나는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았을 거다."]
경기도는 인솔자가 참여자들이 자유시간에 갈만한 장소를 미리 답사하느라 병원에 못 갔다고 해명했습니다.
[박유정/경기도 청년지원팀장 : "인솔자가 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긴 하나, 현장 상황이 워낙 다양하게 발생하다 보니까…."]
또, 취재가 시작되자 미국 대학에 지 씨의 진료비를 문의하고, 학교 보험과 여행자 보험을 통해 자부담은 없을 거로 예상된다고 답했습니다.
KBS 뉴스 구경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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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하 기자 (isegori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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