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K] 70억 들인 춘천 ‘클린로드’…폭염에도 ‘낮잠’

고순정 2024. 8. 20.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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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춘천] [앵커]

해가 갈수록 더해지는 폭염.

춘천도 예외는 아닌데요.

춘천시가 이런 극한 기후에 대비하겠다며 8년 전 도입한 시설물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클린로드', 도시의 열을 식히기 위해 도로에 물을 뿌려주는 장친데요.

설치에만 세금 수십억 원이 투입됐습니다.

그런데, 이 장치의 가동률이 채 30%도 안되는 것으로 KBS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현장K, 고순정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도로의 중앙선 바닥에서 물줄기가 뻗어나옵니다.

이름은 '클린로드'.

춘천시가 설치한 물 분사 장비입니다.

여름에는 물을 뿌려 아스팔트의 열을 식히고, 겨울에는 소금물을 뿌려 도로가 어는 것을 막습니다.

이 장비는 교차로의 네 방향에 모두 설치돼 있습니다.

그런데, 확인해 보니 물이 나오는 건 한 곳뿐.

나머지 세 방향에선 아무리 기다려도 물이 안 나옵니다.

현재 춘천은 폭염경보가 발효된 가운데 한낮 기온이 35도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이 구간은 살수장치가 작동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춘천 시외버스터미널 앞입니다.

여기에도 클린로드가 설치는 돼 있습니다.

바닥이 바짝 말라 있습니다.

물이라곤 뿌린 흔적도 없습니다.

[박상돈/춘천시 동내면 : "한 세 군데 정도만 (작동이) 되고, 다 부실해요. 물이 나오지도 않고, 그냥 물 차(살수차)로 뿌리더라고."]

춘천시는 2016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클린로드'를 설치했습니다.

설치와 보수에 70억 원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춘천시는 전체 26개 구간 가운데 8곳, 길이로는 20km 중 5.7km만 현재 가동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작동률이 28%라는 얘깁니다.

하지만, 취재 결과 실제 정상 가동률은 훨씬 더 낮았습니다.

정상이라고 해서 가 봤더니 물이 너무 적게 나오거나 아예 안나오는 곳이 어렵지 않게 발견됐습니다.

한 관로에서 민물과 소금물을 번갈아 쓰다보니 고장이 잦다는 해명입니다.

[이철규/춘천시 도로과장 : "옛날에 사용했던 염수로 인해서 노즐이 망가진 부분들이 있습니다. 부분 부분 망가지다 보니까 사용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가 계속 보수 중에 있고요."]

춘천시는 앞으로 클린로드 26개 구간 가운데 16개만 여름철 폭염 저감용으로 쓰고, 나머지 10개는 겨울철 소금물 분사용으로만 쓰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고장난 클린로드는 올해 말까지 고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KBS 뉴스 고순정입니다.

촬영기자:김남범

고순정 기자 (flyhig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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