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도 에어컨 못 켜요”…‘영구임대 아파트’의 속사정
[앵커]
끝 모를 폭염은 취약계층에게 더 가혹합니다.
영구임대주택 주민들은 에어컨 설치가 어려울 뿐더러, 에어컨이 있어도 쓰기 어렵다고 호소하는데요.
왜 그런 것인지 김진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33년 전 입주한 영구임대주택 단지.
유례 없는 폭염에 주민들은 이번 달 전기요금이 걱정입니다.
[영구임대주택 입주민/음성변조 : "걱정 되죠. (전기요금이) 얼마나 나오려나. (기초생활) 수급자라서 혜택은 좀 본다고 해도 그렇게 (에어컨을) 틀어 놓고 있으니까 얼마나 나오려나 모르겠어요."]
이들에게 에어컨은 전기요금만 걱정거리가 아닙니다.
무턱 대고 틀다가 전기가 차단될까 봐 마음 편하게 틀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한 집의 실내 온도를 재 봤더니 33도가 넘게 나오는데, 노부부는 에어컨을 꺼 뒀습니다.
[입주민/음성변조 : "열을 많이 받으면 차단기가 하나는 꼭 떨어진다고. 그러고부터는 에어컨도 더워도 하루에 서너 번 딱 틀고는 문 열어 놓고 있는 거예요."]
가구당 전기 용량이 낮다 보니 전기 차단 가능성이 높은 겁니다.
전국 122개 영구임대 단지 중 가구당 전기용량이 1.5kW 이하 단지는 31곳, 시중 벽걸이 에어컨 소비전력이 0.7~1kW 수준이라 이런 단지는 변압기 증설 없인 전력 과부하 위험이 생기게 됩니다.
새로 짓는 영구임대주택엔 에어컨 설치가 의무화돼 있지만, 노후 영구임대주택에 에어컨 설치를 의무화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박용갑/국회 국토위원/더불어민주당 : "이제 폭염에는 여름 한철 대책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취약계층부터 무더위 위험에 방치되지 않도록 더욱 신속한 조치가 개선돼야 합니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의료급여 수급자가 온열질환에 걸릴 위험성은 평균보다 2배 높은 수준, LH는 현재 비용 문제로 중단돼 있는 영구임대주택 에어컨 설치 사업을 순차적으로 개선해 가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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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기자 (hi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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