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받더라” “못 받았다”…대통령실·민주당, 불통의 ‘난’
윤석열 대통령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당선 축하 난 전달 과정을 두고 대통령실과 민주당의 신경전이 20일 이틀째 이어졌다. 난 전달을 위한 연락 여부를 둘러싼 진실공방은 감정전으로 번졌다.
여야 간 불통과 협치 실종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이날도 난 전달 관련 접촉 문제를 두고 진실공방을 벌였다. 대통령실은 정무수석실 측 인사가 전날 낮 12시20분쯤과 오후 3시30분쯤 이 대표 측 고위 관계자에게 전화를 했지만 응답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취지의 자동응답 문자메시지만 받았다는 것이다. 대통령실 측은 전화를 건 대통령실 관계자가 이름과 함께 ‘전화를 부탁한다’는 메시지도 남겼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에서 접촉 당사자로 지목한 민주당 측 관계자는 이후 국회에서 경향신문 기자와 만나 “몇번을 (문자 내역을) 들여다봤다는데 (대통령실에서) 문자 한 통 남긴 게 없다”며 “전화는 너무 많이 와서 못 받았을 수 있다. 비서실도 있고 유선전화도 있는데 바쁜 사람한테 전화해서 안 받았다고 하는 건 너무 ‘더티’(저열)한 것”이라고 말했다.
경향신문 취재 결과 대통령실 관계자 전화에는 문자를 남긴 기록이 있고, 민주당 측 관계자에 따르면 이 관계자 전화에는 문자를 받은 기록이 없다.
양측이 서로를 비판하며 벌이는 논쟁은 감정전으로 번지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수차례 연락했던 과정을 알고 있을 민주당 측이 억지스럽게 책임 전가를 하는 것이 상식적이지 않다”며 “대통령의 축하마저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에 대해 개탄스럽다. 민주당이 축하 난을 받지 않겠다는 뜻 아니냐”고 밝혔다.
민주당 측 관계자는 기자에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 대표가 대표회담을 조율하는 와중에 대통령실이 말도 안 되는 이유로 훼방하려는 게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결국 이 대표 당선 이틀 뒤인 이날까지 윤 대통령의 축하 난 전달은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이 대표가 2022년 8월 당대표에 선출됐을 때는 당선 이틀 뒤 윤 대통령의 난이 전달됐다. 지난 7월 당선된 한 대표에겐 다음날 난을 보냈다.
박순봉·이유진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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