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보다 낫다”… 반려동물에 거액 유산 남기는 부자들

칼 라거펠트와 그가 기르던 고양이 '슈페트'. 사진=더타임스 캡쳐

세상을 떠나면서 자신의 유산을 반려동물에게 상속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영국 더 타임스가 보도했다.

2020년 사망한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의 수석 디자이너 칼 라거펠트는 그가 기르던 고양이 '슈페트'에 120만 파운드(약21억원)의 유산을 남겼다.

2007년 미국의 억만장자 부동산 투자가 레오나 헴슬리는 세상을 떠날 때 자신의 반려견 몰티즈 '트러블'에게 1200만 달러(약 161억원)의 유산을 남겼다. 그의 손주 두 명은 유산 상속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펌 코옵리걸 서비스는 유언장 작성을 문의하는 8명 중 1명은 반려동물에게 유산을 남기기를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로펌의 변호사 시무스 오브라이언은 “자신의 죽음이 반려동물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고려해 재산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부자들은 별도의 재단이나 신탁 기관을 설립해 반려동물에게 유산을 물려주기도 한다.

비용 부담을 느끼는 서민들의 경우 본인이 죽은 이후 애완동물을 맡겨줄 사람을 미리 구한 다음 재산을 물려주는 방식을 선택한다. 애완동물은 법적으로 개인의 사유 재산으로 취급받아 직접 재산을 물려줄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한편, 법률 전문가들은 너무 많은 재산을 애완동물에게 물려주면 사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며 본인이 죽은 다음 정확하게 누가 유산을 상속받아, 어떻게 애완동물을 돌봐줄 것인지를 명확하게 정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