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백사장에 버려진 양심 95t…매일 새벽 100명 수거 고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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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비바람이 몰아친 20일 오전 5시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호우 특보 속 노란색 우비를 입은 해운대구 소속 환경미화원들이 넓은 백사장에서 비를 맞으며 쓰레기를 치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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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4시부터 2시간 인력 투입
- 7만2000㎡ 규모 날마다 청소
- 마대에 담긴 페트 등 직접 분류
- 이용객 늘자 쓰레기도 10% 증가
강한 비바람이 몰아친 20일 오전 5시 부산 해운대해수욕장. 호우 특보 속 노란색 우비를 입은 해운대구 소속 환경미화원들이 넓은 백사장에서 비를 맞으며 쓰레기를 치우고 있었다. 어둑한 새벽이지만 전날 해수욕장 이용객들이 남기고 떠난 플라스틱 컵, 페트병, 과자 봉지 등 각종 쓰레기가 곳곳에서 나뒹굴었다. 일일이 집게로 쓰레기를 주워 마대에 옮겨 담은 뒤 백사장 밖으로 운반했다. 비에 젖은 쓰레기가 미화원들의 어깨를 짓눌렀다.
해운대구는 해운대해수욕장 개장 기간 매일 새벽 4시부터 오전 6시까지 백사장과 인근 해안도로를 청소한다. 오전 6시부터는 이용객 편의를 위한 파라솔 설치가 시작돼 이른 새벽에 청소를 마쳐야 한다. 청소 구역은 백사장 넓이만 7만2000㎡에 달해 해안도로까지 합치면 규모가 매우 넓다. 특히 쓰레기를 수거하고 나서 사람 손으로 다시 재활용과 일반쓰레기를 분리해야 해 매일 70~100명 투입되지만 늘 일손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이날도 장대비 속에서 미화원들은 쓰레기가 담긴 마대를 풀어헤친 뒤 선별 작업을 했다. 백사장 청소를 총괄하는 조형준 총감독은 “과거에 비해 시민 의식이 좋아졌지만 여전히 새벽마다 많은 쓰레기를 수거해야 한다”며 “중장비로 마대를 옮길 수 있어 다행이지만 내용물은 사람이 분류할 수밖에 없어 비가 오거나 무더위가 심한 날은 더욱 고되다”고 토로했다. 이어 “비가 와서 해안도로 모래를 쓸지 않지만 원래는 보행로도 깨끗하게 치워야 청소가 끝난다”고 덧붙였다.
올해는 쓰레기 양이 늘었다. 정식 개장한 7월 1일부터 지난 18일까지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수거된 쓰레기는 총 95t으로, 평균적으로 평일 기준 1.4t, 주말 기준 3.5t의 쓰레기가 수거된다. 전체 쓰레기(95t) 양은 지난해 동기(86t) 대비 10% 증가했다. 이는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이용객 수가 급증한 데 따른 것이다. 현재까지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이용객은 모두 697만3080명으로, 지난해( 632만5789명) 대비 10% 증가했다고 해운대구는 분석했다. 이용객 수가 늘어난 데 비례해 쓰레기도 증가한 것이다.
해수욕장 청소는 새벽 백사장 관리만이 끝이 아니다. 낮에는 화장실 탈의실 족욕장 등 관련 시설을 청소해야 한다. 이 역시 이용객 증가로 폭염에도 불구하고 수시로 관리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올해는 해파리까지 개체 수까지 급증해 하루에 수백㎏씩 포획한 뒤 모래에 파묻거나 건조해 폐기하는 일도 반복한다.
김성수 해운대구청장은 “장마가 길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비 오는 날이 적고 무더위가 이어져 해운대해수욕장 이용객이 증가했다. 그만큼 쓰레기도 늘고 시설 관리에도 더욱 많은 행정력이 투입된다”며 “과거와 달리 쓰레기 투기를 하는 관광객이 줄었지만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해 해운대해수욕장을 더욱 아름답고 쾌적하게 만들어주시길 당부한다. 구도 전국 제일 해수욕장의 위상과 이미지에 맞는 해수욕장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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