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밖 청소년 노리는 '검은 헬퍼' [현장고발]
모지안 앵커>
발로 뛰며 취재하는 '현장고발'입니다.
가출 청소년을 돕겠다며 접근해 범죄를 일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칭타칭 '헬퍼', 즉 도와주는 사람으로 불리는데, 결국 청소년들을 조건만남 같은 범죄에 악용하고 이익을 가로챕니다.
김찬규 기자가 이들을 고발합니다.
김찬규 기자>
가출 청소년들을 먹여주고 재워주겠다며 손 내미는 이들은 청소년들 사이에서 '헬퍼'라고 불립니다.
"도와주겠다"는 꾐에 넘어가 범죄에 노출되는 가정 밖 청소년이 늘고 있습니다.
김찬규 기자 chan9yu@korea.kr
"'헬퍼를 구한다'는 내용으로 SNS에 직접 글을 올려봤습니다. 17살 청소년을 가장해 올린 글에는 한 시간이 채 되지 않아 10개가 넘는 답글이 달렸습니다."
그 가운데 몇 사람에게 메시지를 보내 봤습니다.
사는 곳과 함께 자신의 키, 몸무게, 나이 등을 말하고 키와 몸무게를 묻습니다.
방이 세 개라 지낼 공간이 여유롭다고 덧붙입니다.
집을 나온 청소년들이 가족처럼 함께 모여 생활하는, 이른바 '가출팸'을 구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본인도 가출했다며 공감대를 형성하고는 '헬퍼' 오빠가 좋은 사람이라며 함께 지내자고 꼬드깁니다.
그러고는 '조건만남'을 해본 적 있냐고 묻습니다.
갈 곳이 없는 미성년자에게 선의로 포장한 말로 접근해 놓고는 범죄 대상을 손쉽게 낚는 수법인 겁니다.
헬퍼들은 '실종신고가 되어있냐'는 질문을 빠짐없이 했습니다.
실종아동법에 따르면 가정 밖 청소년도 실종아동에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실종아동을 데리고 있으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가정에서의 학대를 버티다 못해 거리로 나온 청소년들은 집 밖에서도 위험에 처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이현숙 / '탁틴내일' 아동청소년성폭력상담소장
"(청소년들이) 집 안에 있어도 범죄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청소년에게 접근하기가 굉장히 쉬워졌어요. 그렇기 때문에 피해 양상도 좀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고..."
가정 밖 청소년들이 머무를 수 있는 '청소년 쉼터'가 운영된 지도 30여 년.
그렇다면 청소년들은 왜 위험한 선택을 하는 걸까?
시설과 인력이 부족한 데다 관계맺기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인터뷰> 이현숙 / '탁틴내일' 아동청소년성폭력상담소장
"시설이나 인력이 부족하고 아이들의 욕구에 따라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특성화 된 쉼터들도 많이 필요하다... 치유와 회복을 도우면서 또 자립 준비까지 할 수 있는 이런 식의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는데 (지금은 부족합니다.)"
온라인으로 청소년들을 꾀어내는 범죄가 느는 만큼 관련 모니터링을 실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영상취재: 김태형 / 영상편집: 조현지 / 영상그래픽: 손윤지)
김찬규 기자 chan9yu@korea.kr
오늘도 가정 밖으로 나서는 청소년들이 있습니다.
아이들을 이해하고 보듬어 줄 수 있도록 사회 전반의 인식 개선이 필요한 때입니다.
KTV 김찬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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