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드로잉 앱 ‘프로크리에이트’의 AI 거부 선언
쿠다 CEO “난 AI가 정말 싫다”
예술성 훼손 우려 확산의 반증
위기 의식 디지털 창작자 ‘환영’
“인공지능(AI)은 우리의 미래가 아니다.”
국내외에서 널리 쓰이는 아이패드 전용 드로잉 애플리케이션(앱) ‘프로크리에이트’는 19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서 이같이 밝혔다. 자사 앱에 생성형 AI 기술을 도입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프로크리에이트는 “머신러닝(기계학습)은 많은 장점이 있는 매력적인 기술”이라면서도 “생성형 AI가 가는 길은 우리에게 맞지 않다”고 했다.
제임스 쿠다 프로크리에이트 최고경영자(CEO)는 한술 더 떠 “나는 생성형 AI를 정말 싫어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영상을 통해 “나는 업계에서 일어나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고 예술가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도 싫다”며 “제품에 생성형 AI를 도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우리 제품은 항상 인간이 무언가를 창조한다는 생각으로 설계되고 개발된다”고 했다.
프로크리에이트의 ‘AI 반대 선언’은 디지털 창작자들에게 환영받았다. 한 엑스(옛 트위터) 이용자는 “예술가들은 서로를 응원하고, 또 우리가 하는 일을 계속할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들을 응원한다”며 지지를 보냈다. 또 다른 이용자는 “나는 가끔 이 소프트웨어를 쓰지만 앞으로는 훨씬 더 즐겁게 사용할 것”이라고 남겼다.
이는 생성형 AI가 인간이 만든 예술의 가치를 떨어뜨린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창작자들은 AI 모델 훈련에 창작자 콘텐츠가 무단으로 활용되고, AI 기술 확산에 따라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고 걱정한다.
경쟁 앱인 클립스튜디오페인트는 2022년 말 AI 이미지 생성 기능을 도입하려다 이용자 반발에 철회했다. 포토샵으로 유명한 어도비, 캔바 등은 이미 다양한 생성형 AI 기능을 자사 제품에 도입했다. 하지만 어도비는 이용자가 만든 콘텐츠 활용에 대한 모호한 약관으로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정보기술(IT) 전문 매체 더버지는 “생성형 AI를 도입하지 않겠다고 확고히 약속하는 것은 (해당 기술을 적용하지 않은) 대안 선택지가 줄어들고 있다고 느끼는 창작자들에겐 매우 좋은 일”이라고 평했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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