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사임용 경력 5년으로 단축… 민주당, 개정안 발의

박혜연 기자 2024. 8. 20.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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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로고. /뉴스1

판사가 되기 위해 필요한 법조 경력을 10년 이상에서 ‘5년 이상’으로 줄이는 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지난 14일 법원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로 발의했다. 법관으로 임용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법조 경력을 10년에서 5년으로 완화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김 의원은 개정안을 발의한 이유에 대해 “판사 지원자가 충분하지 않아 우수한 자질을 갖춘 인재가 임용되지 못하고 있고 판사 고령화로 업무 효율성이 저하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사회발전에 따라 사건 난이도와 업무량이 증가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10년) 법조경력 요건이 유지되면 사건처리 지연 등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현 법원조직법은 10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검사·변호사 중에 판사를 뽑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러한 경력 요건은 사법연수원에서의 성적순대로 판사를 뽑는 방식에서 벗어나, 경험과 연륜이 충분한 판사를 선발해 사법부에 대한 신뢰를 높이자는 취지로 2011년 도입됐다.

하지만 인력 충원 등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해 경력 요건을 단계적으로 상향해왔다. 올해까지는 5년 이상의 법조 경력을 쌓은 검사·변호사 중에서 판사를 뽑는다. 내년부터는 7년, 2029년부턴 10년 이상의 법조 경력자를 선발하게 된다.

하지만 법조 경력이 길어질수록 로펌 등에 자리 잡은 유능한 변호사들이 법원에 오기 힘들고, 법관의 평균 연령이 높아져 재판 지연의 원인이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관 평균연령은 2013년 39.9세였으나 작년에 44.6세까지 상승했다. 신임법관 평균연령도 2013년 29.7세였으나 작년엔 35.4세로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김승원·이성윤·박지원·이건태·장경태·전현희 등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대부분을 포함, 총 21명이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개정안에는 20년 이상 법조 경력자를 특정 분야의 재판을 전담하는 ‘전담법관’으로 선발하고, 10년 미만 경력자는 재판장을 맡을 수 없도록 하자는 내용도 포함됐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표 등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민주당이 사법부와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개정안을 추진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2021년에도 판사가 되기 위한 최소한 법조 경력을 5년으로 완화하는 내용의 법원조직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지만, 민주당 다수의 반대로 본회의에서 부결됐기 때문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판사 임용 경력 기준은 법조계의 숙원 사업인데, 민주당이 이 같은 법을 발의한 배경을 살필 필요가 있다”며 “실제 경력 기준이 완화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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