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손흥민에게는 에브라가 필요하다
[STN뉴스] 이형주 기자 = 지금 손흥민(32)에게는 적극적으로 그를 도와줄 공격형 풀백이 필요하다.
토트넘 홋스퍼는 20일(한국시간) 영국 잉글랜드이스트미들랜즈지역 레스터셔주의 레스터에 위치한 킹 파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라운드 레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1-1로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경기는 토트넘과 주장 손흥민의 2024/25시즌 개막전에 해당했다. 첫 단추를 잘 꿰느냐에 따라 시즌 운용에 큰 영향이 있기에 좋은 출발이 중요했다.
손흥민의 경우 자신이 그간 천적의 모습을 보인 여우 군단 레스터를 상대하는 것이었다. 18일 영국 언론 BBC는 "손흥민은 지금까지 레스터를 상대로 14경기를 치렀다. 손흥민은 레스터를 상대로 9골과 4개의 어시스트를 폭발시켰다. 그보다 더 많은 공격 포인트를 만든 팀은 사우스햄튼 FC 뿐이다"라며 조명하기도 했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 초반부터 의욕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자신의 진영 왼쪽에서 안정적인 드리블로 공을 지켜내는 인상 깊은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공격 포인트 생산에는 실패했다. 토트넘 역시 손흥민의 침묵 속에 승리를 사냥하지 못했다.
이날 손흥민은 냉정히 보아 그의 최고 폼이라고 보기는 힘들었다. 여기에 전술적인 제약도 더해지며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손흥민은 레스터전에서 오랜만에 왼쪽 윙포워드로 복귀했다. 직전 시즌 해리 케인의 이탈 후 중앙 공격수를 주로 봐온 그는 이번에 도미닉 솔란케의 영입으로 왼쪽 측면에서 시작했다. 경기 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이 중앙 공격수를 못한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손흥민이 왼쪽 윙포워드에 있을 때 토트넘이 더욱 파괴적인 모습을 보인다고 생각한다"라며 기대감을 전하기도 했다.
윙포워드 위치에서 손흥민의 전매특허 중 하나는 좌우 측면 45도 각도에서 감아차는 슛이다. 이는 알고도 막기 힘든 기술이다. 손흥민은 이를 통해 수많은 득점을 해냈다.
하지만 최근으로 올수록 손흥민의 45도 감아차기는 줄어들었다. 일단은 상대 수비수들이 이를 막기 위해 집중견제를 하는 것이 크다. 한 인터뷰에서 본인이 직접 밝힌 내용이다. 또 하나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 활용에 있다.
토트넘은 현재 인버티드 풀백 전술을 활용하고 있다. 이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맨체스터 시티가 잘 활용해 주목을 받은 전술이다. 풀백이 측면으로 돌아나가 크로스를 올리는 일반적인 움직임을 가져가는 대신 안쪽으로 파고든 뒤 미드필더처럼 활동하며 측면에서 수적 우위를 가져오는 전술이라고 볼 수 있다. 토트넘의 경우 오른쪽 페드로 포로가 그런 움직임을 가져간다.
이 전술에서 한 풀백이 중앙으로 향하며 공격에 더 관여하게 되면 일반적으로 반대 풀백은 보다 수비적으로 활동하게 된다. 후방의 넓은 횡적인 공간을 센터백 2명으로만 커버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토트넘의 레프트백 데스티니 우도기는 그렇기에 센터백들과 수비적으로 내려앉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여기서 기인한다. 우도기가 수비적 보조를 맞추기 위해 내려가 있기에 안 그래도 견제받는 손흥민은 2인 수비, 3인 수비에 가로막히게 된다. 이런 환경은 그의 전매특허 감아차기를 나오기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드리블하다 공을 뺏기기 쉬운 환경을 만든다.
맨시티의 인터티드 풀백이 성공적이었던 것은 맨시티의 그 전술을 활용한 패스 워크가 환상적이었고, 왼쪽 측면에 위치한 잭 그릴리시가 득점보다는 패스나 드리블로 동료에게 기회를 창출하는 스타일이었기 때문이다. 2인 수비, 3인 수비가 와도 패스로 이를 벗어날 수 있기에 인버티드 풀백은 맨시티에 안성맞춤이었다. 여기에 맨시티는 엘링 홀란이라는 최고의 공격수도 있어 그릴리시가 마음껏 패스를 뿌리는 역할에 전념할 수 있다. 중앙 공격수에 의존해서는 안 되고 일정 부분 해결해줘야 하는 손흥민과의 완전히 다른 상황이었다.
현재 손흥민에게 있어서는 선배 박지성의 절친으로 좋은 오버래핑을 보여줬던 파트리스 에브라 같은 선수가 있다면 그의 파괴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인버티드 풀백 전술에 수정을 가한다면 손흥민의 파괴력을 올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직전 시즌 말부터 전술 변화에 있어 경직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 때문에 손흥민 최대 활용법 등 팀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에 있어서 기대감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STN뉴스=이형주 기자
total87910@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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