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리 인하 전망에 원·달러 환율 ‘뚝뚝’
“1300원 아래 추가 하락은 제한적”
원·달러 환율이 연일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한·미 간 금리차가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일본 엔화 등 주변국 통화도 강세를 보이면서 달러는 약세, 원화는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의 오후 3시30분 종가는 전날 주간 종가(1334원)보다 0.8원 내린 1333.2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3월21일(1322.4원)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원·달러 환율이 20원 넘게 급락했던 전날에 이어 연일 내림세를 보인 것이다. 이날 오전 한때 달러당 1325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달 말 원·달러 환율이 1370~1380원 선을 웃돈 것을 고려하면 3주도 안 돼 분위기가 180도 바뀐 셈이다.
최근의 환율 하락은 미국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인 여파다. 지난 16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주택지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자 시장에선 경기침체 우려가 커졌다. 이를 의식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 위원들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고, 22일부터 진행되는 잭슨홀 회의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통화 완화적인 발언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이 한껏 커졌다. 다음달 연준의 금리 인하를 확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커진 가운데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까지 반영된 것이다.
여기에 22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앞둔 한국은행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큰 만큼 한·미 간 금리 격차가 한동안 축소될 것이란 전망도 원·달러 환율을 끌어내렸다.
원화가 동조화 흐름을 보이는 위안화와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달러화 매수 포지션 청산,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의 당선 가능성 하락 등도 복합적으로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선 최근 환율의 낙폭이 과도하지만 하락세 자체는 ‘비정상의 정상화’라는 반응이 나온다. 그동안 원화가 과도하게 약세를 보였다는 것이다.
다만 환율이 1300원 아래로 떨어지거나 지난 19일 같은 급락세가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환율은 국가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을 반영하는데, 미국은 경기침체 우려가 있지만 경기가 견조한 모습을 이어가는 반면 한국은 수출 증가세가 갈수록 꺾일 것으로 전망되면서다. 10월 한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큰 것도 추가적인 환율 하락을 제한하는 요소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인 변동 요인은 있으나 한국과 미국의 성장 및 금리 격차를 고려하면 원화 강세가 추세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경민 기자 kim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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