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0명 모인 '딥페이크 능욕방'…4년 넘게 성착취물 돌려봤다
경찰 수사 난항 겪는 사이…신상 노출돼 2차 피해까지
여성의 얼굴 사진에 음란물을 합성해 진짜처럼 보이게 하는 '딥페이크' 성범죄가 또 발생했습니다. 인천의 한 대학 동아리에 소속된 여대생들이 주로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자연 기자입니다.
[기자]
한 여대생의 얼굴에 음란물을 합성해 프로필 사진으로 내걸었습니다.
채팅방 참가자들에겐 성희롱에 동참하라고 요구했고, '수치심을 줄 수 있는 콘텐츠를 추천해달라'는 글도 올라옵니다.
1200여 명이 모인 텔레그램 단체 단체방.
이 방에선 4년 넘게 이른바 '딥페이크' 사진과 영상을 돌려봤습니다.
피해자는 대부분 인천의 한 대학 동아리 여학생들이었습니다.
경찰이 지금까지 확인한 피해자는 네 명, 하지만 피해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 피해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학교 측은 "재학생이나 졸업생 가운데 추가 피해자가 확인되면 수사기관에 알리고 있다"고 했습니다.
문제는 누가 왜, 이 방을 만들었고 참가자들은 누구인지 확인이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신고를 받고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지만 석 달 만에 수사가 멈췄습니다.
텔레그램 서버가 해외에 있는 데다 개인정보라는 이유로 가입자 정보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피해자가 직접 증거를 모은 끝에 지금까지 가해자 단 1명만 처벌 받았습니다.
수사가 지지부진한 사이, 피해자들 연락처가 노출됐고 일부는 2차 피해와 협박을 당했습니다.
가해자들은 아예 새로운 대화방을 만들어 음란물을 따로 모아두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운영자와 참가자를 밝히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영상디자인 신재훈 / 취재지원 송다영 임예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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