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中에 OLED 1위 뺏긴 한국…`기술 매국노` 뿌린 재앙

박양수 2024. 8. 20.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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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ED 기술 중국 유출' 전직 LG디스플레이 직원 3명 기소
핵심기술 빼돌려 동종업체 이직한 양심불량 연구원(CG)[연합뉴스TV

'세계 1위'를 지켜왔던 한국 OLED(유기발광다이오드)가 중국에 선두 자리를 뺏겼다.

줄곧 지켜왔던 1위 자리를 중국에 뺏긴 데에는 삼성과 LG 등 디스플레이 업계의 기술을 빼돌려 국가 산업 경쟁력을 갉아먹는 '산업 스파이'들이 한몫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글로벌 OLED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합산 점유율이 49.7%(출하량 기준)로 집계됐다.

국내 기업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합산 점유율은 49%로, 국가 기준 합산 점유율에서 한국이 처음으로 중국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지난해 1분기만 해도 한국과 중국 기업의 점유율은 각각 62.3%와 36.6%로 큰 격차를 유지해으나, 불과 1년만에 상황이 뒤바뀐 것이다.

이는 중국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과 함께 중국 스마트폰 업체의 이른바 '애국 소비'가 무엇보다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조사업체 시노리서치의 분석 결과를 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세계 스마트폰 OLED시장에서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의 점유율(출하량 기준)은 50.7%였다.

이런 가운데 삼성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업체의 점유율은 59.4%에서 49.3%로 축소됐다.

이미 저가형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을 중국에 내준 상황인데, 이제 고부가가치 제품인 OLED 시장에서도 중국에 쫓기는 신세가 된 것이다.

이처럼 중국을 힘겹게 상대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을 맥빠지게 만드는 것은 산업 스파이들의 기술 유출 행태다.

최근 경쟁사인 중국 업체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국가산업 핵심기술을 팔아넘긴 삼성과 LG의 전현직 직원들이 잇따라 구속되고 있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형 OLED 패널 양산 기술을 중국 경쟁업체에 넘긴 LG디스플레이 전직 직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정보기술범죄수사부(안동건 부장검사)는 최근 산업기술보호법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LG디스플레이 전직 팀장급 직원 A씨 등 2명을 구속기소하고, 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 등은 2020년 10월, 2021년 12월 두 차례에 걸쳐 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공장의 설계 도면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중국 경쟁업체에 넘긴 혐의를 받는다.

A씨는 2020년 10월 퇴사 후 이듬해 3월 중국의 디스플레이 업체로 이직하면서 범행을 시작, 이직 후에는 당시 LG디스플레이에서 근무하던 직원 등과 공모해 대형 OLED 양산 기술을 빼돌린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LG디스플레이에서 약 20년간 OLED 등 관련 업무에 종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A씨를 포함한 전현직 LG디스플레이 직원 4명을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찰은 A씨와의 공모관계가 인정되는지 등을 따진 뒤 1명은 '혐의없음' 처분했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서도 최근 OLED 제조 관련 기술을 중국에 유출한 혐의를 받는 전 삼성 연구원이 징역 6년을 선고 받았다. 이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이 분야의 전문가로서 퇴직 후 국내에 디스플레이 업체를 설립해 운영하면서 관련 기술을 본인이 중국에 설립한 업체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에 판매·제공하려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삼성 재직 당시 후배 연구원 등을 끌어들여 영업비밀을 자신의 국내 업체로 빼돌려 삼성의 기술을 모방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반도체 업계도 '기술 스파이'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경쟁사인 중국 업체에 핵심 기술을 무단으로 넘긴 삼성전자 전직 부장급 직원들이 구속되기도 했다. 유출된 기술은 18나노급 D램 반도체 공정 정보로, 이들은 수백억원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수백억원을 받고 팔아넘김으로써 업계가 입은 피해 추정 금액은 2조3000억원에 달한다.

삼성 반도체 공장을 아예 통째로 베끼려는 대담한 '매국 행위'가 있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반도체를 모두 거친 전직 임원이 중국에서 4600억 원을 투자받아 현지 반도체 회사를 설립한 뒤, 국내 기업의 핵심인력들을 영입하려는 시도였다. 이 복제 공장은 삼성의 중국 시안공장에서 불과 1.5km 거리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관계자는 "지난 30여년간 연구개발해 수조원 상당의 가치를 지닌 반도체 국가핵심기술을, 단순 유출을 넘어 중국에 복제 공장을 건설하려는 시도였다"며 "우리 경제 안보를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범죄"라고 지적했다.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반도체·전자 등 산업 기술의 해외 기술 유출 적발 건수는 142건에 달한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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