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위기’ KBS, 창사 이래 첫 무급휴직 추진

박채연 기자 2024. 8. 20.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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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장악저지공동행동 회원들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KBS 앞에서 박민 사장 사퇴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창길기자

TV 수신료 분리 징수로 경영 위기에 처한 KBS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무급휴직을 추진한다.

20일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등에 따르면 KBS는 비용 절감을 위해 21일로 예정된 이사회에서 무급휴직 시행안을 보고할 예정이다. 무급휴직은 이사회 의결이 필요하지 않아 큰 이견이 없으면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시행 여부와 세부 계획안을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계획안이 최종 확정되지 않았으나 KBS는 원하는 직원들만 무급으로 휴직하게 하고 퇴직금에 영향을 받지 않게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무급휴직은 수신료 분리 징수로 인한 재원 악화에 따른 것으로, KBS가 회사 차원에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무급휴직을 실시한 것은 1973년 회사 창립 이래 처음이다.

언론노조 KBS본부는 “사측이 무급휴직을 추진하면서 노조와 협의하는 과정을 생략하고 이사회에 안건을 바로 보고하려 한다”며 “구성원과의 협의 과정을 요식행위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사측이 무급휴직을 밀어붙이는 것은 과반노조가 없는 틈을 타 낙하산 사장이 품고 있는 구조조정을 시행하고자 절차를 밟아두려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KBS는 올해 종합예산안에서 분리 징수로 수신료 수입이 작년보다 2600억원가량 급감해 적자가 1431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인건비 1101억원을 줄여 재정난을 해소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KBS는 올해 1월 희망퇴직과 특별명예퇴직을 실시해 총 87명이 회사를 떠났다. 최근에는 2차 희망퇴직·특별명예퇴직 신청을 받았다.

박채연 기자 applau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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