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 가시나 했더니… 태풍 ‘종다리’ 열폭탄 몰고 온다
이예림 2024. 8. 20. 19:11
기상청 “열대저압부로 세력 약화”
뜨거운 수증기 유입해 폭염 심화
푄 현상에 열대야 계속 이어질 듯
제주·남해에는 100㎜ 이상 내려
서울 30일·제주 36일 연속 열대야
뜨거운 수증기 유입해 폭염 심화
푄 현상에 열대야 계속 이어질 듯
제주·남해에는 100㎜ 이상 내려
서울 30일·제주 36일 연속 열대야
제9호 태풍 ‘종다리’가 한반도에 상륙했지만 더위는 물러가지 않고 있다. 20일 오후 9시를 기점으로 열대저압부가 된 종다리는 다음날 한반도 내륙에 상륙해 강한 비를 뿌린 후 당일 충남 해안에서 소멸할 전망이다. 종다리는 사라지지만 종다리가 밀어올린 더운 기운이 습기와 함께 남은 영향으로 당분간 폭염이 예상된다. 서울에서 사상 초유의 한 달 연속 열대야가 발생한 가운데 전국 곳곳에서 열대야 기록 경신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상청은 열대저압부로 약화된 종다리가 21일 오전 3시쯤 서산 남서쪽 약 90km 부근 해상에 도달한 뒤, 오전 9시쯤 서산 북쪽 약 60km 부근 해상에서 소멸할 것으로 내다봤다
태풍의 영향으로 21일까지 전국에 비가 예보됐다. 제주와 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30∼80㎜, 많은 곳은 100㎜ 이상이다. 특히 제주 산간과 경남 남해안, 지리산 부근은 100㎜ 이상의 많은 비가 예상된다. 수도권과 충청 지역은 20∼60㎜의 비가 예상되며, 경기 남부와 충남 일부 지역은 8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후부터 종다리 영향권에 든 제주 곳곳에는 비가 내리고 최대 풍속 초속 19m의 바람이 불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전 8시부로 태풍 대처를 위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비상 1단계를 가동하고,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했다. 이날 오후 6시 기준으로 경주·한라산 등 2개 국립공원 47개 구간과 전남 지역 해수욕장 66개소가 통제됐다. 목포항∼율목항 등 여객선 5개 항로 11척도 발이 묶였다. 제주도는 도내 모든 갯바위, 방파제, 어항시설, 연안 절벽에 있는 주민, 관광객, 낚시객 등에게 대피 명령을 발령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태풍 진로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신속한 피해 상황 파악과 응급 복구 등에 총력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 해상에는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가 예상돼 기상청은 남해와 서해 일대에 태풍·풍랑 특보를 발효했다. 특히 이날 밤부터 21일 아침 사이 제주·남해안, 21일 새벽부터 오후까지는 중부 서해안을 중심으로 최대순간풍속 초속 15~20m의 강풍이 불 것으로 예보됐다.
23일까지는 1년 중 만조와 간조의 차이가 가장 큰 ‘백중사리’ 기간과 겹치기 때문에 해수면이 높아져 침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해안 지역에서는 저지대 침수와 안전사고에 주의해야 하며, 해상의 선박들은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일부 지역의 비 피해 우려에도 중심 기압 998hPa, 최대 풍속 초속 19m의 작은 태풍인 ‘종다리’가 한반도에서 더위를 몰아내진 못할 전망이다. 되레 태풍으로 인해 비가 온 후에는 습도가 높아져 체감온도가 더 올라가는 ‘찜통더위’가 예상된다.
특히 태풍이 몰고 온 남동풍이 태백산맥이나 소백산맥을 넘으며 ‘푄 현상’을 일으킬 것으로 관측된다. 푄 현상은 습한 공기가 산을 넘을 때 수분을 잃고 반대편에서 건조하고 뜨거운 바람으로 변하는 것을 말한다. 이로 인해 서울을 비롯해 산맥 서쪽 지역의 기온이 더욱 상승할 수 있다. 기상청은 중기예보를 통해 29일까지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내외로 올라 무더운 날이 많겠고, 열대야도 계속해서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기상청은 오후 5시를 기해 최고 체감온도 33도를 웃도는 상태가 이틀 이상 계속되거나 더위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내려지는 폭염주의보를 서울 전역에 발효했다. 서울은 7월21일부터 이날까지 30일 연속으로 열대야가 이어지며 근대 기상 관측 이래 처음으로 ‘한 달 열대야’를 나타냈다. 부산과 인천도 각각 26일, 28일째 열대야가 이어지며 최장 기록을 경신 중이다. 제주는 36일째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다.
연이은 폭염으로 전국 상수원 등의 녹조도 확산하고 있다. 환경부는 전날 금강 대청호(회남·문의 지점)와 보령호에 올해 첫 조류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했다. 금강 용담호와 낙동강 해평·강정고령·칠서·물금매리 지점에는 ‘관심’ 단계가 내려진 상태다. 수도권 주민의 상수원인 팔당호의 경우도 남조류가 계속 늘면서 조류경보가 내려질 수 있는 상황이다. 다만 환경부는 먹는 물 안전에는 이상이 없다고 밝혔다.
이예림·이병훈·이정우 기자, 제주=임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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