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태풍까지…전력 수요 ‘역대 최대’ 기록

김경학 기자 2024. 8. 20.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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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5시 기준 97.1GW
역대 최대였던 전날 기록 또 경신
시민들이 에어컨 실외기가 외벽에 설치된 서울 시내 건물 인근을 지나고 있다. 조태형 기자

8월 하순에 접어들고 있지만 무더위가 계속되며 20일 전력 수요가 역대 최대치를 또 경신했다. 태풍 종다리가 북상하며 태양광 설비가 집중된 호남 지역이 흐렸던 것도 시장 내 전력 수요를 키우는 요인이 됐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오후 5시 기준 97.1기가와트(GW·잠정)로 역대 최대 수요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기존 역대 최대 수요는 전날 오후 6시 95.6GW였다.

산업부는 “태풍 종다리가 북상하면서 전력 당국의 상한 시나리오 예측대로 전력 수요가 상승했다”며 “덥고 습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전국이 무더운 가운데 태양광 설비가 집중돼 있는 호남권 흐린 날씨로 태양광 발전량은 적어 수요가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하루 중 기온이 가장 높은 시간대는 오후 1~3시쯤이지만, 전력 수요가 가장 큰 시간대는 오후 5~7시로 나타난다. 실제 기온과 전력 수요가 비례하지 않는 건 태양광 발전 때문이다. 전력거래소 공식 통계인 전력 수요는 ‘전력 시장 내 수요’를 가리킨다. 태양광 발전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국전력공사 직접구매계약(PPA), 자가용 태양광 발전 등 ‘전력 시장 외 수요’는 포함하지 않는다.

전력 시장 외 수요까지 포함한 수치는 ‘실제 총수요’라는 추계치로 취합한다. 실제 총수요가 크더라도 날씨가 맑아 태양광 발전량이 늘어나면 전력 수요는 상대적으로 많이 늘어나지 않고, 태양광이 약해진 오후 5~7시 전력 수요가 최대치를 기록하는 것이다.

전력 수요가 역대 최대치를 넘었지만, 예비력 8.2GW(예비율 8.5%)로 수급은 안정적으로 관리됐다고 산업부는 전했다. 최남호 산업부 2차관은 “전력 수요 증가 상황에서도 송전망 탄력 운영 등으로 추가 공급능력을 확보했으며, 공공기관 에너지 절약과 사업체 조업률 조정과 같은 수요감축 협조 등에 힘입어 안정적인 예비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날 전력 관계 기관과 긴급회의를 열어 전력 수급 상황을 살핀 산업부는 이번 주 내내 전력 수요가 높게 유지될 수 있다고 보고, 적정 실내온도(26도) 준수 등 에너지 절감에 동참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경학 기자 gomg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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