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만원 연봉자, 수도권 주담대 한도 2800만원 준다
비수도권은 1300만원 깎여
2단계 DSR 지역별 차등 적용
서울 신축아파트값 최대 폭등
2분기 가계빚도 1896조 ‘최대’
집값 상승 주도 수도권 조이기
집값 전망은 34개월 만에 최고
전문가 “가격 상승 억제 회의적”
연 소득 1억원인 차주가 수도권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을 때는 현재 최대 6억3000만원의 대출이 나오지만 다음달부터는 5억7400만원으로 대출 한도가 5600만원 줄어든다. 같은 소득 기준 비수도권 주담대는 대출 한도가 기존보다 2600만원 감소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스트레스 금리를 상향하더라도 DSR 37~40% 수준의 차주에 한해 대출한도 축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최근 대다수를 차지하는 고정금리 주담대의 경우 스트레스 금리의 일부분(30∼60%)만 반영됨에 따라 실수요자의 불편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타깃 대출 조이기 배경은
지난달 서울 5년 이하 신축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2.34%로 서울 전체 아파트 상승률(1.19%)의 2배에 육박했다. 이는 신축 아파트 통계가 작성된 2012년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가계대출 규모가 역대 최대 기록을 갈아치운 것도 이번 조치의 배경이 됐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024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896조2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말(1882조4000억원)보다 13조8000억원 늘어난 수치로, 2002년 4분기 관련 통계 공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과 보험사 등 금융기관에서 받은 대출(가계대출)과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을 더한 포괄적인 가계부채다. 앞서 가계신용은 지난해 2분기(+8조2000억원)에 이어 3분기(+17조원), 4분기(+7조원)까지 증가세를 보이다, 1분기 들어 3조1000억원 줄어들며 감소 전환한 뒤 이번에 다시 뛰어올랐다.
금융당국의 수도권 가계대출 규제에도 하반기 주택 가격 상승을 막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한은의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8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18로 전월보다 3포인트 상승했다. 2021년 10월(125) 이후 최고치로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 비중이 더 많다는 의미다.
서지용 상명대 교수(경영학)는 “(수도권 주담대 스트레스 금리를) 0.75%포인트에서 1.2%포인트로 상향한 것은 적절한 조치로 주담대 수요 억제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 같다”면서도 “다만 하반기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경우 부동산 가격 증가 속도를 대출금리가 따라잡지 못해 결국 스트레스 DSR 시행을 해도 수요 억제가 잘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경영학)는 “정부가 디딤돌 대출 등 초저금리 대출을 해주다 집값이 오르니까 다시 규제하는 것은 정책의 일관성이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출산율은 낮지만 평균수명이 길어지기 때문에 주택은 꾸준한 공급이 있어야 하는데, DSR 규제는 수요 억제책이기 때문에 잘못된 정책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안승진·박미영·이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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